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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질긴 악연... '론스타 사태'에 얽힌 尹정부 경제관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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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질긴 악연... '론스타 사태'에 얽힌 尹정부 경제관료들

입력
2022.09.01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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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때
추경호·김주현 나란히 금융위 요직에
한덕수, 론스타 법률대리 김앤장 고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비자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소비자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003년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 국제투자 분쟁까지 질기게 이어져 온 한국 정부와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악연이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의 배상 결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론스타 사태와 직ㆍ간접적으로 관여된 윤석열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재판정부는 31일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투자자-국가 분쟁제도(ISDS)에 대해 “한국 정부가 2억1,650만 달러(약 2,800억 원·1달러 1,300원 기준)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6조 원대에 이르는 론스타의 청구 소송에서 중재판정부는 대부분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넘길 때 정부가 가격이 인하될 때까지 승인 심사를 지연한 건 투자보장협정상 공정ㆍ공평대우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던 2011~2012년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의 위원장은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이, 부위원장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각 맡고 있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으로 금융위 관련 각종 사안을 실무적으로 총괄했다. 2012년 1월 이들이 이끄는 금융위는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진행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으로 볼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마련된 규제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규제혁신추진단 현판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 마련된 규제혁신추진단 사무실에서 '규제혁신추진단 현판식'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 고문과 추 부총리는 검찰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결정이 이뤄진 것으로 지목한 2003년 7월 15일 ‘10인 비밀회의’ 배석자로도 거명된다. 추 부총리는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으로 근무하며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맡았고, 론스타가 ISDS를 제기한 뒤엔 국무조정실장으로 대응팀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까지 전 과정을 함께 했던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론스타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었다는 논란이 제기됐던 2008~2009년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다. 이 총재는 당시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자격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를 확인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경우 2002년 11월부터 8개월간 론스타의 국내 법률대리인이었던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을 지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이 한창이던 시기다. ISDS 소송 과정에서 론스타 측이 한 총리의 발언을 인용해 제출한 서면답변은 논란을 불렀다. "한국 사회는 외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너무 강하다", "국회와 국민, 언론이 모두 외국자본에 대해 지나치게 국수주의적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한 총리의 발언을 담았기 때문이다. 한 총리는 이날 규제혁신추진단 현판식에 참여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경제부총리로서 국회에 출석해 관련 답변을 한 것이지 개인적으로는 론스타에 개입한 적이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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