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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지고 사과하는 게 여당 수습 출발점이다

입력
2022.08.30 04:30
수정
2022.08.30 06:4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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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국민의힘이 29일 비대위 회의를 열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고 추석 전까지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권 직무대행은 “새 비대위 구성 후 거취를 결정하겠다”며 사퇴를 시사하면서도 당헌·당규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추가 가처분신청을 냈고, 당내 반발도 고조되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 부당성을 새 비대위로 덮겠다는 꼼수에, 책임지는 이가 하나 없으니, 혼선과 갈등이 정리되지 않는 게 당연하다. 국민의힘은 이런 식으로 위기를 넘으려 해서는 안 된다.

권 직무대행은 당내 사퇴 요구를 예사롭게 봐선 안 된다. 기존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높고 새 비대위 수습안에 정당성이 없다는 뜻이다.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은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전국위 소집에 응할 생각이 없다”며 “법원 판결을 존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안철수·윤상현·유의동·최재형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사태 수습의 출발점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김 지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해서도 "본인 부도덕성 때문에 징계된 사람이 임기가 남았다고 복귀하는 것이 상식인가"라고 일갈했다.

장제원 의원은 “당 수습은 누가 하냐”고 강변했지만 책임지고 사과하는 것이 우선이어야 한다. 여당의 비상상황은 자초한 일인데 책임지는 이 하나 없고 사과의 말 한마디 없으니 국민 눈에도 '뻔뻔한' 정당으로 보이지 않겠나. 윤석열 대통령도 “당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이면 존중하는 것이 맞다”며 거리를 뒀는데 이 위기가 ‘내부 총질’ 문자에서 비롯됐음을 생각하면 윤 대통령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꼼수를 꼼수로 덮어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혼란을 끝내려면 권 직무대행이 책임지고 새 원내대표를 뽑아 수습을 맡겨야 한다. 원칙을 따르는 것이 혼란을 종식시키는 수습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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