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한· 중 수교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서한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한중 수교 30주년인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래 30년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주석님을 직접 뵙고 협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 진행된 기념행사에 보낸 축하서한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이다. 시 주석은 서한에서 "대통령님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수교 30주년을 새 출발점으로 삼자"고 밝혔다. 대면 회담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상간 소통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 신냉전 기류로 한중 관계도 중대 전환기를 맞은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은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중국은 이날 행사를 30년 전 양국 수교 서명식이 거행됐던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진행하면서 한중 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예고 없이 참석했던 10년 전 수교 20주년 행사에 비해서는 차분하게 치러졌지만, 두 정상은 외교장관 대독 형식으로 축하 서한을 교환하며 양국 관계 발전 의지를 밝혔다.
양국은 이번 정상간 메시지 교환을 외교적 교착 상태의 돌파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비록 안보적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고 상호보완적이던 교역 관계 또한 예전같지 않지만, 한중은 경제적·지정학적으로 공존을 필요로 하는 이웃국가다. 상호존중 원칙에 입각해 30년간 구축해온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정상회담을 비롯한 고위급 소통을 활성화하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피해야 한다.
양국 전문가 그룹인 미래발전위원회는 이날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협력의 기회와 도전이 병존하고 있다"고 한중 관계 현주소를 진단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상생의 기초 위에 정치외교, 경제무역, 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양국간 다층적 전략대화를 갖고 사회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골자다. 두 나라의 새로운 30년 관계 설정의 출발점으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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