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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이번엔 착한 싸움… "친환경 기술 패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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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이번엔 착한 싸움… "친환경 기술 패권 경쟁"

입력
2022.08.21 20: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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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으로 경쟁 본격화
중국 우위 '전기차·신재생 에너지' 투자 ↑
'기후협력' 실패했지만 경쟁이 득 될 수도

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본의 매사추세츠 해양대학교 캠퍼스에 설치된 풍력 발전용 터빈의 모습. 본=AP

3일 미국 매사추세츠주(州) 본의 매사추세츠 해양대학교 캠퍼스에 설치된 풍력 발전용 터빈의 모습. 본=AP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친환경 기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총 4,300억 달러(약 560조 원)를 기후변화 대응 등에 투입하는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에 서명한 후 전기차·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미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경제·외교·국방 분야 미중 대결이 전쟁의 먹구름을 드리웠다면, 친환경 기술 경쟁은 인류와 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후위기 대응 협력 노력→경쟁으로 전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20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기다려온 미국과 중국 간 친환경 에너지 기술 경쟁의 막이 올랐다고 보도했다. IRA를 통해 미국의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에 3,690억 달러를 투입한 게 신호탄이 됐다. 법안엔 중국산 전기차·친환경 에너지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항들이 포함됐다.

미국은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중국과 협력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세계 온실가스 배출 1, 2위를 차지해 환경보호를 위해선 두 국가의 노력이 필수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너무 높다"거나 "화석연료 경제 극복을 위해 미국에 배울 건 없다"는 식으로 협력을 거절해왔다. 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엔 협력을 아예 끊었다.

이런 상황에서 IRA는 기후위기 대처 관련한 미국의 전략 방향을 바꿨다. 중국이 주도하는 전기차와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경쟁함으로써 환경보호 기술을 적극 개발하게 한 것이다.

전기차·친환경 에너지 분야 중국 견제

주거 및 상업용 태양광 시스템 회사인 NY 스테이트 솔라의 직원이 11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한 주택 지붕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롱아일랜드=AP 연합뉴스

주거 및 상업용 태양광 시스템 회사인 NY 스테이트 솔라의 직원이 11일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한 주택 지붕에 태양열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롱아일랜드=AP 연합뉴스

미국산 전기차 생산·판매를 촉진하고 중국의 전기차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법조항들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IRA는 중·저소득층이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를 살 때 최대 7,500달러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공제율은 자동차 부품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얼마나 조달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즉,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이용한 전기차는 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공급망 강화를 꾀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태양 전지 패널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상 풍력 발전 터빈을 설치한 것도 중국이다.

이에 미국은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등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 세액 공제와 생산기지 건설 관련 투자 세액 공제 조항을 IRA에 담았다. 중국 견제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모두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이다. 중국은 "IRA는 신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와 미국의 고립주의적 사고방식을 보여준다"며 견제했다.

폴리티코는 양국 경쟁을 통해 '외교적 방식'으로는 실패했던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소프트파워' 리더십과 기술 패권이 달린 이 경쟁에 진심임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의 행동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이크 슈미트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 국장은 "IRA는 미국이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미"라며 "건강한 경쟁으로 인해 지구 전체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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