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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일본 임금이 더 싸다고?...해외 나간 기업 '유턴'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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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일본 임금이 더 싸다고?...해외 나간 기업 '유턴' 러시

입력
2022.08.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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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대기업 '월드' 해외 생산 국내 전환
일 제조업 해외 비중 2017년부터 하락세
운송비 절감, 경제안보 등 이유도 다양

일본 패션 대기업 '월드'의 도쿄 사옥. 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일본 패션 대기업 '월드'의 도쿄 사옥. 구글 스트리트뷰 캡처

6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한 일본의 패션 대기업 ‘월드’는 올해부터 해외 위탁 생산의 상당 부분을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약 60%였던 해외 생산을 3~5년 안에 대부분 일본 생산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신흥국 임금 상승과 물류비 급등 등을 이유로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수작업 공정이 많은 의류업체가 자국 회귀를 하는 것은 드문 사례다. 과거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도 독일과 미국 내에 자동화된 ‘스피드 팩토리’를 설립해 리쇼어링을 시도했다가, 2019년 실패를 인정하고 중국과 베트남 공장에 집중한 바 있다.

일본 제조업 해외생산 비율 2017년부터 하락세

17일 일본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신흥국 임금이 급상승하고 엔저가 지속되면서 일본에서도 리쇼어링이 더는 낯선 사례가 아니다. 다만 월드와 TSI홀딩스 등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는 의류 산업까지 일본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서는 일본 재조업이 그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엔고와 고임금에 일본 기업들이 너도나도 중국으로 ‘탈출’하던 1990년대 전반,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의 70분의 1이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의 1인당 GDP는 일본의 3분의 1로 높아진 반면 일본은 30년 동안 임금과 물가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일본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해외 생산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은행 도쿄사무소가 발표한 ‘일본 제조업의 해외생산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일본 제조업의 해외 생산 비율은 2017년 최고치(25.4%)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여 2020년 23.6%로 줄었다. 해외 현지법인 매출액도 2018년 138조6,000억 엔에서 2020년에는 112조8,000억 엔으로 18.6%나 감소했다.

일본 제조업 해외생산비율. (자료: 경제산업성, 한국은행 도쿄사무소 보고서 재인용)

일본 제조업 해외생산비율. (자료: 경제산업성, 한국은행 도쿄사무소 보고서 재인용)


와세다대 비즈니스스쿨의 이리야마 아키에 교수는 “상하이 등 연안 대도시는 이미 인건비가 일본과 역전된 업종도 많지만 아직은 전체적으로 일본의 임금이 높다”며 “하지만 팬데믹으로 높아진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고 현지 트렌드에 맞춰 즉시 제작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면 이익이 되므로 국내 회귀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송비 절감, 자동화, 경제안보 보조금 등 국내 회귀 요인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첨단 산업의 리쇼어링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액정패널 제조업체인 재팬디스플레이(JDI)는 해외와 일본 노동비용 차이가 줄어든 상태에서 전공정과 후공정이 같은 지역에서 이뤄지면 운송비용도 절감된다는 계산으로 자국 회귀를 결정했다. 교토 소재 반도체기업인 ‘로옴’은 이전엔 해외에서 사람이 조립 공정을 진행했지만 자동화를 통해 일본 공장에서 조립이 가능해졌다.

의약품이나 반도체 업종 등은 경제안보 관점에서 자국 회귀를 고려하기도 한다. 일본 정부가 2020년부터 ‘공급망 대책을 위한 국내투자 촉진 보조금’을 지원한 것도 관련 업종의 일본 회귀를 촉진하고 있다.

다만 제조업의 ‘일본 회귀’에 걸림돌도 있다. 무엇보다 저출산 고령화로 일손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 말 전체의 50%밖에 안 되는 7,508만7,000여 명으로 5년 전보다 226만6,000여 명이 줄었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이민 수용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외국인 노동자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일손 부족이 심각한 업종에서 일하는 ‘특정 기능’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 기간 제한을 없애, 무기한 취업할 수 있도록 정책 전환을 추진 중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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