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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나오면 경제 지원 해준다"···윤 대통령, 北에 '담대한 구상'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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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협상 나오면 경제 지원 해준다"···윤 대통령, 北에 '담대한 구상' 제안

입력
2022.08.15 18:00
수정
2022.08.15 18:4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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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메시지
일본 향해 "이젠 자유 위협 맞설 이웃" 가치동맹 강조
자유 33번 언급... "독립운동은 자유 추구의 과정"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북한을 향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0일 취임사에서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겠다며 언급한 ‘담대한 계획’의 구체적인 구상이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협상에 나서기만 하면 협상 진전과 무관하게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는 부연 설명도 내놓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그리고 전 세계 지속 가능한 평화에 필수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담대한 구상’의 방안으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경제 지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가지고 협상에 나올 경우 (협상) 초기부터 경제지원 조치 등을 적극 강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과거 국제사회가 이라크의 석유를 사주는 대가로 식량을 공급한 '석유식량교환 프로그램'과 유사하게 북한의 광물, 모래, 희토류 등 지하자원과 연계한 '한반도 자원식량교환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식량과 자원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를 유엔ㆍ미국과 논의할 수 있다"며 "필요에 따라선 지금 이행되고 있는 유엔제재 결의안에 대한 부분적인 면제도 국제사회와 협의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도 제대로 비핵화 협의 과정이 이뤄질 수 있다면 유엔 안보리 조치에 대해 마음을 열고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또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가 도출되면 동결ㆍ신고ㆍ사찰ㆍ폐기로 나아가는 단계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남북경제협력을 본격화하기 위한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설립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이 밝힌 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정치·군사 분야의 협력 로드맵도 준비해뒀다"고 밝혔다. 군사 분야에선 긴장 완화 및 신뢰구축, 정치 분야에선 평화정착 조치도 담대한 구상 차원에서 함께 추진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관련해선 “과거 우리의 자유를 되찾고 지키기 위해서 정치적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대상이었던 일본은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규정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가치에 기반한 동맹’을 강조한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에도 가치 동맹 개념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자유’를 33번이나 언급하면서 독립운동을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으로 정의했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에 대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었다"며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독립운동의 의미를 확장해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과정을 통해 계속돼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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