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서울이 배웠으면... 쓰레기로 에너지 직접 만드는 코펜하겐(feat. 오염물질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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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서울이 배웠으면... 쓰레기로 에너지 직접 만드는 코펜하겐(feat. 오염물질 제로)

입력
2022.08.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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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감축도시 한달살기]
①코펜하겐의 아름다운 소각장, 코펜힐
기자가 찾아간 공연장은 소각장 위에?
도심 소각장, 수증기·이산화탄소만 배출
녹색 공간은 놀이터.. "탄소 포집 계획도"
덴마크의 폐기물 매립량은 4%에 불과
전기·난방열 발전, 송전탑 없이 시민 공급

지난달 1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기물 열병합발전소 코펜힐에서 연기가 나고 있다. 오염물질은 전혀 없고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만 나온다. 신혜정 기자

도착하자마자 긴 줄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지난달 10일 일요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린 재즈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페스티벌의 클라이맥스 행사가 열린 이곳은 다름 아닌 쓰레기 소각장의 꼭대기였습니다. 이곳 사람들이 코펜하겐의 언덕, 즉 ‘코펜힐(Copenhill)’이라고 부르는 곳이었죠.

한국일보 기후대응팀은 탄소감축도시를 취재하기 위해 7월 초부터 각 도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기자는 코펜하겐에서 취재 중인데요. 무려 3년 뒤인 ‘2025년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대담한 선언을 한 도시이기 때문이죠.




이날 방문한 코펜힐은 이 탄소중립 계획의 핵심 중 하나입니다. 도시의 폐기물 중 재활용되지 않는 것을 매립하는 대신 태워서 열과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방식 덕분에 덴마크의 폐기물 매립량은 4%에 불과합니다.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곳에는 코펜하겐을 포함해 인근 5개 도시의 생활 및 산업폐기물이 모입니다. 매년 55만 톤의 쓰레기가 투입돼 9만여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와 난방열로 재탄생합니다.

더욱 놀라운 건 코펜힐이 수도인 코펜하겐 한가운데 있다는 겁니다. 아파트 단지와 불과 200m 떨어진 이곳은 잔디스키장과 암벽등반코스가 있어 코펜하겐 사람들의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코펜하겐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던 지난달 10일 오후 공연장소인 폐기물 소각장 코펜힐 앞에 사람들이 줄 지어 서있다. 신혜정 기자


코펜하겐 재즈페스티벌이 열린 지난달 1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기물 소각장 코펜힐 위에서 사람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신혜정 기자

루프톱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니 열병합발전시설 내부가 보입니다. 이제야 ‘여기가 소각장이 맞구나’ 실감이 납니다. 하지만 꼭대기에 도착하니 다시 카페와 잔디밭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풍광이 펼쳐집니다. 믿거나 말거나, 직원들은 이 잔디밭에서 다람쥐와 여우를 본 적도 있다네요.

약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소각장 위에서 음악을 즐기고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생소했습니다. 공연을 즐기던 소피아(52)씨에게 ‘오염물질 배출이 걱정되지 않냐?’고 물었더니 바로 “노“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 근처에서 산 지 꽤 됐는데 한번도 걱정해 본 적은 없어요. 냄새도 나지 않고 잘 관리되고 있을 거라고 믿거든요.”

이는 발전소 운영사인 아마게어자원센터(ARC)가 오염물질 정화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코펜힐은 유럽연합(EU)에서 적용하는 배출기준인 최적가용기준(BAT)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이를 정화합니다. 굴뚝으로 배출되는 건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뿐입니다.


지난달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기물 열병합발전소인 코펜힐에서 만난 소각장 운영사 아마게어 바케의 대변인 수네씨가 오염정화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수연 PD

ARC의 대변인 수네씨는 “발전소 설비의 3분의 1 이상이 정화시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염물질 배출 관련 정보도 모두 시민들에게 공개됩니다. 나아가 보수공사 등 주민에게 영향을 줄 만한 일이 있으면 주민들과 공청회도 연다고 합니다.

ARC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이콥 시몬센씨는 “우리의 DNA 자체가 주민친화적이다”라고 말합니다. 처음 발전소를 지을 때부터 도시와의 조화를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기물 소각장 코펜힐 내부에 쓰레기를 실은 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이곳에는 하루 약 300대의 트럭이 들어온다. 이수연PD

코펜힐은 원래 이 자리에서 40여 년간 운영됐던 소각장의 가동연한이 지나면서 새로 지은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 소각장을 지을 때만 해도 외곽이었던 이곳이, 도시가 커지면서 사실상 ‘도심‘이 되어버렸습니다. 코펜하겐시와 ARC도 처음엔 더 먼 곳에 소각장을 짓는 것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에너지공급을 위한 송전망을 추가로 건설해야했죠. 도시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하려면 이 자리가 최선이었다고 합니다.


코펜힐은 지난해 세계건축축제(WAF)에서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건축축제 제공


이에 ARC는 소각장을 주민친화시설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건축 디자인을 공모해 지금처럼 잔디스키장을 품은 인공 산으로 탈바꿈했지요. 디자인과 건축에는 덴마크의 유명한 건축가인 비야케 엥겔스가 참여했습니다.

기자가 만난 ARC의 사람들은 이 소각장이 기후위기 대응에 한몫하고 있다는 데 자긍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수네 대변인은 “지금은 굴뚝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탄소포집장치를 통해 이것까지 제거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현재 임시 탄소포집장치로 실험을 하고 있고 빠르면 오는 12월엔 정식으로 탄소포집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14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폐기물 열병합발전소 코펜힐의 운영사 아마게어바케의 CEO 제이콥 시몬센씨가 코펜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수연 PD

무엇보다도 “소각장이 도시 한가운데 있는 게 녹색 도시를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코펜하겐 시민들이 코펜힐을 보고 이용하는 만큼, 자신이 소비한 쓰레기가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늘 염두에 둘 거라는 거죠. 학생들이 쉽게 견학을 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제이콥 CEO는 “당신이 어디에 살든 매일매일 소비하고 쓰레기를 만들 겁니다. 가능한 한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는 게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면 남는 폐기물을 좀 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처리할 방법을 선택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코펜하겐 신혜정 기자
코펜하겐 이수연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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