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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30곡 위해 1,900곡 만들어..."만족은 음악엔 아주 안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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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30곡 위해 1,900곡 만들어..."만족은 음악엔 아주 안 좋은 일"

입력
2022.07.28 17: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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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
제천음악영화제 참석 위해 내달 방한

저스틴 허위츠 영화음악감독은 "다들 놀라겠지만 쉬는 때는 주로 인기 있는 팝음악을 듣는다"며 "인기가 있다는 건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저스틴 허위츠 영화음악감독은 "다들 놀라겠지만 쉬는 때는 주로 인기 있는 팝음악을 듣는다"며 "인기가 있다는 건 잘 만들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위플래쉬’(2014)와 ‘라라랜드’(2016)는 한국에서 유독 인기 있는 영화들이다. 귓가에 맴도는 음악들의 공이 컸다. 두 영화의 음악은 저스틴 허위츠(37) 음악감독이 작곡했다. 그는 ‘라라랜드’로 2017년 미국 아카데미상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 최근작 ‘퍼스트맨’(2018)으로는 2019년 골든글로브상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 젊은 음악 대가로 꼽히는 그가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콘서트(13일)로 자신의 영화음악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다. 28일 오후 화상으로 그를 미리 만났다.

허위츠 감독은 동갑내기 영화감독 데이미언 셔젤과만 영화 작업을 해왔다. 연말이나 내년 초 개봉할 신작 ‘바빌론’도 함께 만들고 있다. 두 사람은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만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료가 됐다. 허위츠 감독은 작곡을, 셔젤 감독은 영화연출을 각각 공부했다.

허위츠 감독은 “셔젤은 18세 때 처음 만나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 보낸 사람”이라며 “창작에 있어 서로 (의견이나 관점) 일치가 잘 돼 협업을 계속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때도 우리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어 타협할 지점이 많다”며 “이견이 있으면 둘 다 만족할 수 있는 제3의 대안을 찾고는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을 대단히 헌신적으로 열심히 한다”는 점도 셔젤 감독과 함께 일하는 이유로 꼽았다. “셔젤은 제 음악작업을 굉장히 존중해줘요. 음악을 배경 정도로 생각하지 않아요. 편집 과정에서 장면에 곡을 맞추다 보면 곡이 흩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셔젤은 곡에다 장면을 맞춰요.”

다른 감독과 작업할 계획은 있냐는 질문에 허위츠 감독은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은 많으나 없다”고 답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한 작품만 더 만들고 은퇴하겠다고 밝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일하면 너무 좋을 듯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저스틴 허위츠 영화음악감독은 다음 달 13일 제천음악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음악들을 선보이는 콘서트를 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저스틴 허위츠 영화음악감독은 다음 달 13일 제천음악영화제에서 자신의 영화음악들을 선보이는 콘서트를 연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공

허위츠 감독은 영화음악의 역할을 “화면이 보여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존 윌리엄스를 가장 위대한 영화음악 감독으로 꼽으며 “우리 시대의 베토벤으로 같은 시기에 사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극찬했다. “‘ET’와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조스’ ‘스타워즈’ ‘해리 포터’ 등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음악만으로 장면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허위츠 감독은 지독한 일중독자에 완벽주의자다. ‘라라랜드’에 들어갈 30곡을 위해 1,900곡가량을 만들었다. 그는 “곡은 한번 발표되면 영원히 박제가 되므로 죽을 지경으로 힘들어도 최대한 완벽하게 녹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어에서 ‘굿잡’만큼 해로운 말은 없다(There are no two words in the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는 ‘위플래쉬’ 속 플래처(J. K. 시몬스)의 대사를 인용하기도 했다.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으면 음악은 매번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 스스로에게 ‘오늘 잘했네’라고 토닥거리면 음악에는 아주 안 좋은 일이거든요.”

허위츠 감독에게 한국 방문은 늘 특별하다. 그는 “콘서트로 3번 이상 방문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했다. “작은 영화 ‘위플래쉬’가 한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 셔젤과 제가 큰 충격을 받고 감격한 적이 있다”며 “한국 관객은 음악 영화를 각별히 사랑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위츠 감독은 한국 영화음악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할까. “한국 영화를 잘 안다 할 수 없다”면서도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은 정재일이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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