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영화 '비상선언'으로 스크린 복귀
비행기 트라우마 겪는 캐릭터
공황장애 경험 녹여내 연기
배우 이병헌이 아픔을 연기로 승화시켜 눈길을 모았다. 그는 공황장애를 겪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자신의 경험을 연기에 충분히 녹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비상선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극 중 이병헌은 비행기 공포증을 가지고 있지만 딸을 위해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재혁을 연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병헌은 "어떤 일로 인해서 비행 공포증이 생기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잘 표현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물론 이런 부분들은 시나리오에 이미 나와있었고, 연기하는 것이 사실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제가 20대 중반에 처음으로 비행기에서 공황장애를 겪어본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경험들이 연기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황장애의 증상과 느낌들은 그 이후로도 여러 번 경험했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표현이 됐으면 했다"며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것이 주된 이슈는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재혁의 불안한 호흡, 눈빛 같은 상황을 잘 느끼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병헌이 과거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했을 때 갑자기 탁자 밑으로 귀를 가리고 숨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전파를 타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다. 이후 이병헌은 한 인터뷰에서 "방송사고가 날 거 같았다. 쓰러지거나 더는 견디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나가거나 할 거 같았다. 그 정도로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돼서 탁자 밑으로 숨었다"고 공황장애를 겪은 일은 밝힌 바 있다.
한편 '비상선언'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은 "처음에 제가 이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됐던 건 비행기 안에 갇힌 사람들이 재난을 겪게 된다는 포인트가 끌려서였다. 이걸 기획하고 제안을 받았을 때는 무려 10년 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제가 캐스팅을 시작할 때는 지금의 재난(코로나19)이 아직 오지 않았던 시기였다. 찍으면서 여러 감정들이 들었는데, '비상선언'에서 보여지는 특정한 재난이 아니라 재난 자체 속성을 좀 들여다보면 더 많은 함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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