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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부족해 새 집에 못 들어간다니까요"... '8월 입주 대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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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부족해 새 집에 못 들어간다니까요"... '8월 입주 대란' 비상

입력
2022.07.26 04:30
수정
2022.07.26 13: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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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입주 3만5,282가구... 연내 최다
집주인 호가 5,000만 원씩 낮춰
대구 신축아파트 '마이너스피' 등장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서구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오늘 집주인이 전용 84㎡ 전세가를 3억5,000만 원까지 내리겠다고 전화가 왔어요. 5월에는 4억 원에 내놨는데 내내 안 팔리다가 잔금 치를 때가 다가오니 울며 겨자 먹기로 깎는 거죠."

8월 입주 시작인 인천 미추홀구 A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8월 말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인데 지금 사는 전용면적 84㎡ 집이 5개월째 안 팔려서 못 들어가게 생겼대요. 10월 안에 입주해야 한다고 해요. 요즘 휴가철 비수기라 매매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서울 동대문구 신축 아파트 B단지 인근에 있는 김은경(49) 아줌마공인중개사무소 대표

부동산시장에 '8월 입주 대란'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최다 수준 입주 물량이 다음 달 쏟아지지만 새 집을 마련한 이들의 낯빛은 어둡기만 하다.

기존에 살던 집을 팔아 잔금을 충당하려던 계획은 틀어졌다. 집값을 내려도 소용없다. 거래 절벽 탓에 몇 달째 전전긍긍이다. 일부 지역에선 불황 때나 보인다는 '마이너스피' 매물까지 등장했다. 설상가상 관련 지표(입주전망지수)마저 악화하고 있다.

25일 부동산R114가 공개한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5,282가구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 경기가 1만1,864가구로 가장 많고 △대구(4,385가구) △충남(4,135가구) △인천(2,435가구) 순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새 집에 들어가고 싶어도 기존 주택이 안 팔려 잔금을 채울 방법이 없다. 잔금이 있더라도 기존 집이 처리가 안 되니 사실상 입주를 할 수 없다. 새 집을 팔거나 전세를 놓고 싶어도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가 끊겼다. 집값 하락을 '시장 정상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집주인 입장에선 죽을 맛이다.

궁지에 몰린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추고 있지만 시장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기울어 있다. 예컨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인천 부평구의 C단지 전용 49㎡의 호가는 4억 원 안팎이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낮은 3억2,0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전셋값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매맷값이 내려온 것이다. 한 중개업자는 "최근 기존 주택의 거래도 안 되다 보니 분양권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세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세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월세를 찾는 임차인이 늘고 있고, 특히 전세 물량이 많은 지역에선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 인천 미추홀구 공인중개업소 대표 김모씨는 "세입자가 없으니 신축 전셋값도 최소 5,000만 원 정도 낮추고 있다"며 "집주인들은 잔금을 내야 해서 전세를 원하지만, 요즘 금리가 올라 월세만 계약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신축 아파트 매물이 분양가보다 싼값에 나오는 이른바 '마이너스피'가 출현했다. 8월 입주를 앞둔 대구 남구의 D단지는 분양가인 4억8,400만 원보다 500만 원 떨어진 4억7,900만 원에 매물이 나온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잔금을 적어도 2억 원은 내야 하니 급매물로 마이너스피가 한두 건씩 나온다"며 "인근에 시세보다 최대 5,000만 원까지 내려도 안 팔려 입주가 불가하다는 사람이 아는 것만 1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입주전망지수도 점점 나빠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7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3으로 2020년 8월(67.5)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지난달보다 4.3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서현승 주산연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 대출비용 부담 증가로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돼 전망치가 계속 안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현정 기자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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