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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때 '구강 검진'도 함께 받으면 두경부암 16% 감소

입력
2022.07.11 11:28
수정
2022.07.1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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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조기 발견 적어 5년 생존율 50% 불과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 때 구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두경부암에 걸릴 위험이 16%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우진(이비인후과)ㆍ이효정(치과)ㆍ엄근용(방사선종양외과)ㆍ이혜진(가정의학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위찬우 서울시 보라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2003∼2004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40만8,247명을 분석한 결과다.

두경부암은 우리 몸의 머리(頭)와 목(頸部)에서 뇌ㆍ눈ㆍ식도를 제외한 입·코·혀·목·침샘 등에 생기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구강암ㆍ후두암ㆍ구인두암(구강 뒤쪽에 발생한 암)ㆍ하인두암(인두 아래쪽에 발생한 암) 등이 대표적이다.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적고 5년 생존율도 50%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인 암이다. 국내에서는 연간 5,000명 정도의 환자가 새로 발병한다.

쉰 목소리나 목 안 이물감, 입속 상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두경부암을 의심해야 한다. 입안이 자주 헐거나 붓고 적백색 반점이 생기면서 음식물을 삼키기도 어려워진다. 한쪽 코가 지속적으로 막히거나, 코에서 이상한 분비물이 나온다. 치아 관리를 잘해도 이가 흔들리기도 한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자를 일반 건강검진만 받은 24만2,955명과 구강 검진을 추가로 택한 16만5,292명으로 나눠 두경부암 발병 여부를 10년 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일반 건강검진만 받은 그룹에서는 구강 검진을 추가로 받은 그룹보다 두경부암 발생률이 16% 높았다. 특히 구인두암과 구강암에서는 이런 차이가 각각 48%, 20%에 달했다.

연구팀은 구강 검진을 함께 받으면 치과 전문의가 구강 위생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음주ㆍ흡연 등 생활 습관 교정을 권고함으로써 치아 관리에 더 주의하게 되고, 결국 두경부암 발생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효정 교수는 “평소 구강 위생 관리를 잘하면 구강 내 염증이나 (자궁경부암ㆍ구인두암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을 줄여 이에 영향을 받는 두경부암 발생 위험도 줄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구강 검진은 국가건강검진에서 추가로 비용을 내지 않는 선택 사항이어서 구강 검진을 장려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엄근용 교수는 “두경부암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에 부족하다”며 “구강 검진이 가능한 검진 기관이라면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때 구강 검진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 호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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