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 맞아 심폐정지… 40대 용의자 체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나라에서 선거 연설 중 총격으로 쓰러져 현장에 경찰과 구급차가 출동해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유세 중 들려온 총성과 함께 가슴 부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심폐 정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AP/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8일 선거 유세 도중 총에 맞아 쓰러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40대 남성 용의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반쯤 나라현 나라시의 야마토사이다이지역 근처에서 10일 실시되는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구급차로 이송됐다. 아베 전 총리는 이송 당시만 해도 의식이 있었지만 이후 심폐정지 상태가 됐고, 이송된 병원에서 닥터헬기로 가시하라시에 있는 나라현립의대병원에 다시 이송될 예정이다. 경찰은 나라시에 거주하는 남성 야마가미(41) 데쓰야 용의자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고, 현장에서 흉기인 총도 압수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처음엔 흉기가 산탄총으로 알려졌지만 직접 개조한 권총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민영방송 TBS와 닛폰텔레비전은 야마가미가 전직 해상자위대원이라고 보도했다.

현장에서 유세를 취재하던 NHK 기자는 당시 총성 같은 소리가 두 차례 들렸고, 이후 아베 전 총리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고 전했다. 사건을 목격했다는 여성은 NHK에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하고 있는데 뒤에서 남자가 다가왔다. 두 번째 발사된 순간에 아베 전 총리가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은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어 아베 전 총리에게 심장 마사지 등을 했고, 총을 쏜 남성은 도망가지도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 온 현장 영상에는 아베 총리가 연설하다 흰색 연기가 난 후 쓰러지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년 9월~2007년 9월과 2012년 12월~2020년 9월 두 차례 걸쳐 일본의 총리를 지냈으며, 두 번 다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했다. 전후 최장기간 총리를 역임한 그는 사임 후에도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며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했고, 외교안보 측면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트위터 영상 캡처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