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도 경제도 美·나토와 밀착..."새로운 기회" vs "불나방처럼 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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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도 경제도 美·나토와 밀착..."새로운 기회" vs "불나방처럼 편승"

입력
2022.07.01 04:30
수정
2022.07.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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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 전문가 5인의 평가]
글로벌 가치·규범으로 동맹 지평 넓혀
"한미동맹과 경제안보의 새로운 기회
나토와 연대, 北·中 위협 효과적 대응"
반면 "불나방처럼 美에 편승"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 뒤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 외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지리적 공간을 넘어 글로벌 가치와 규범으로 동맹의 지평을 넓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서 벗어나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나토 회원국과 협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의 판단은 엇갈렸다. “새로운 안보의 틀을 짜는 과정에서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했다면 더 큰 불이익을 겪었을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불나방처럼 서방국가, 특히 미국에 편승했다”며 속도전을 우려했다.

“美, 큰 틀에서 동맹 재편...참여는 우리에게 기회"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토 동맹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와도 연대를 선언하면서 과거처럼 미중 양국 사이를 누비는 '줄타기 외교'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까.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30일 “미국이 양자동맹을 넘어 나토와 인도·태평양지역까지 큰 틀에서 동맹을 재편하는 과정에 한국이 빠졌다면 한미동맹은 물론 경제안보 측면에서 불이익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유럽연합(EU) 등 서방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을 새로 짜는 과정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EU를 꼽으며 △반도체 △원전 △방산 등 폭넓은 분야의 협력을 강조했다.

“나토와 연대는 '보험'…北 위협, 글로벌로 다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드리드=뉴시스

나토와 손을 잡은 만큼 북한의 도발을 포함한 미래의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훨씬 용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한미일 3국이 나토에서 북한 이슈를 논의하고 이를 글로벌 이슈로 다룬 것 자체가 상당히 큰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3국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심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 양국이 마련할 대북 독자제재에 유럽이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로 유엔 차원의 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한미일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까지 각각 독자제재 방안을 발표하면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 문제는 한미일이 굳이 나토가 아니어도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나토에서 비중 있게 언급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북중러가 더욱 밀착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역내 정세가 불안정하고 북한의 핵 위협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도 감안해야 되는 상황”이라면서 “나토와 협력 수준을 격상하면 대중 억지효과가 생긴다는 점에서 (나토는) 일종의 보험”이라고 설명했다.

“中 반발하지만...다자협력에 맞서기 역부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7월1일) 참석차 30일 고속열차 편으로 홍콩에 도착한 직후 연설을 하고 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반발은 우리가 감수해야 할 과제다. 나토는 새 전략개념에 중국의 위협을 처음으로 다루면서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불가피한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고명현 선임연구위원은 “내부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자극적인 멘트를 내놓은 부분과 중국 당국자의 실제 인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원곤 교수도 “사드 사태 때처럼 우리만 독자적으로 움직인다면 보복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은 (많은 국가들이) 다자로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별도로 취할 제스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김준형 전 원장은 “중국이 나토 참석만을 가지고 우리에게 뭐라고 할 명분은 없다”면서도 “비싸게 굴지 못하고 불나방처럼 빠른 속도로 미국에 편승해 ‘이미 잡힌 물고기’ 신세가 됐다”고 꼬집었다.

尹, '파트너'로 치켜세운 日...관계 개선 의지가 먼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 4개국 정상-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기념촬영을 마친 후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마드리드=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서재훈 기자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하지만 4차례 마주치면서 꼬인 양국관계를 풀어나갈 실마리는 잡았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양국관계를 발전시킬 파트너라 확신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7월 10일 참의원 선거 이후 일본의 정치적 부담이 줄어들면 양국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만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양국 간 묵은 현안이 많아 한일 정상의 짧은 환담 자체로 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진정 개선의 의지가 있었다면 비자 문제부터 풀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정승임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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