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짙어진 '이준석 징계' 기류...윤리위, 내달 7일 직접 소명 듣고 결정키로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층 짙어진 '이준석 징계' 기류...윤리위, 내달 7일 직접 소명 듣고 결정키로

입력
2022.06.23 04:30
수정
2022.06.23 09:09
0 0

이 대표 최측근 김철근 정무실장 징계 절차도 개시
이양희 윤리위원장 "만장일치로 결론"

국민의힘 이양희 윤리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으며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논란과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 문제를 심의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22일 이 대표를 내달 7일 불러 직접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수순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길어지는 절차가 당의 혼란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는 걸 모든 구성원이 알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오후 7시부터 약 5시간 동안 이어진 윤리위 회의를 마친 뒤 "내달 7일 회의를 열어 이 대표의 소명을 들은 뒤 징계 여부와 수위를 심의·의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윤리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으며,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이 위원장은 강조했다. '이 대표의 소명 절차만 남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징계할지, 안 할지는 소명을 다 들어야 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특히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해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품위유지 위반을 이유로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 김 실장은 성상납 의혹 제보자를 만나 ‘7억 원 투자 각서’를 써주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윤리위가 이날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던 김 실장을 징계 대상에 올린 만큼 이 대표 징계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현직 당대표에 대한 전례 없는 징계 심의에 '옥쇄'도 불사하겠다듯 윤리위 회의가 열리는 내내 당대표실을 지켰다. 또 윤리위 개의에 앞서 방송에 출연해서는 “성상납 의혹은 허위”라며 “징계를 하려면 어떤 품위유지 위반이 있었고 당에 어떤 손실을 끼쳤다는 게 있어야 할 텐데 딱히 드는 생각이 없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이 22일 참고인 조사를 위해 국회에서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윤리위, 이 대표 출석·회의록 작성 문제 놓고 신경전

이 대표 측과 윤리위는 윤리위 회의 도중 거듭 충돌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윤리위 출석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이 대표는 윤리위 회의 중간 기자들과 만나 "3번이나 출석 의사를 전했지만 윤리위가 이를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거절한 적이 전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양측은 회의 초반 회의록 작성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이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고 있다고 문제 삼으면서다. 윤리위가 회의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일방적 징계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직원들이 다 작성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대표실에서는 한때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는 등 여유로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한 대표를 징계하는 건 무리라는 자신감이 깔려 있는 듯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전쟁에서 싸웠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라고도 했다.

당장 이 대표를 징계할 경우 ‘이대남’을 중심으로 한 2030세대 당원들이 집단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실질적으로 징계를 만약 받는다면 당에 치명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다.

하지만 윤리위가 내달 7일 이 대표 출석 요구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이 대표는 수세에 몰리는 모양새다. 당내 일각에선 윤리위의 이번 결정이 대통령실의 의중을 반영한 게 아니겠냐는 반응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경찰이 20일 이 대표에게 성접대를 한 당사자로 지목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참고인으로 조사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며 "집권 여당 대표 관련 수사 상황을 간담회를 통해 밝히는 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릴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2. photo@newsis.com


징계 여부·수위, 이 대표 거취와 직결...당내 후폭풍 불보듯

이 대표 징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징계 여부에 더해 징계 수위를 어떻게 할지도 주목된다. 윤리위가 처분할 수 있는 징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다.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는 이 대표의 거취와 직결될 수 있고, 경고가 나와도 사퇴 여론이 거셀 수밖에 없다. 당내에서는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나 경고 등의 의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결백을 주장해온 이 대표가 순순히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판단은 다시 한 번 보류하고 김 실장에 대한 징계만 의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문제는 김 실장에 대한 징계만으로도 이 대표 관련 의혹을 당 차원에서 사실로 공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가 증거인멸을 교사한 뒤 '꼬리 자르기' 했다는 꼬리표가 계속 남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최고위 의결을 통해 윤리위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하는 수순을 밟거나 윤리위 재심 신청, 법원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법리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이 대표가 내년 6월로 예정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조기에 사퇴할 경우, 친윤석열계와 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조기 점화하면서 당내 혼란이 심화될 수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윤리위가 징계를 의결하고 이 대표 측이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성상납 의혹 연루자인 김성진 대표 측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오후 7시쯤 국회 본청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 측이 김 대표를 회유·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대표 측이) 가석방에 힘을 써주겠다고 했다"며 "수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성상납 자체를 모른다는 서신을 써주면 윤리위에 제출하겠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동현 기자
박재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