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사카모토-유희열 곡 유사하지만 표절은 법적 관계"
"원작자들, 표절 소송 비용 때문에 법정 밖에서 합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 안테나 제공
작곡가 겸 프로듀서 유희열이 일본의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을 비롯해 다수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은 원 저작자와 표절을 했다고 추측되는 사람의 관계"라면서 "결국 원작자가 법정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서는 성립되지 않는 것"고 밝혔다. 표절이 법적인 개념이며 '친고죄'와 같이 취급되기 떄문이다.
임 평론가는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카모토의 '아쿠아(Aqua)'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에 대해 "두 곡이 마치 한 곡처럼 진행되는 것 같은, 유사한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다"면서도 "이 경우에는 사카모토가 유희열이 표절한 것 같지 않다고 얘기를 해 줬고, 그러면 (표절이 아닌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통상 표절을 다투고 합의하는 것은 원 저작권자와 표절 의혹을 제기한 사람 간 법적인 절차와 조정을 통해 전개된다. 그는 "누리꾼들의 (유사성에 대한) 얘기는 두 사람 간의 표절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지, (보상 등)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원작자가 움직이기 전까지는 무 자르듯이 표절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실에서 표절이든, 표절이 아니든 원작자와 표절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음악가는 법정 외부에서 합의를 하는 것으로 논쟁을 종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 평론가는 "표절 자체가 음악적으로 판단하기가 까다로울뿐더러 소송에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면서 "원작자 입장에서도 사실 (표절 소송을 해서) 얻을 수 있는 변상액이 별거 아닌데 소송을 감당하기는 무리이니까 보통은 법정 밖에서 합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임 평론가는 표절 의혹이 언급되는 상황을 두고 "K팝이 국제적으로 승리의 깃발을 날리고 있는 시점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렇다고 표절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임 평론가는 "음악가의 양심에 거는 것 외에 객관적인 장치로서 기존에 있었던 곡이냐 아니냐는 블라인드 상황에서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그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사카모토 측 "더 이상 이슈가 지속 확산되길 원치 않아"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씨네룩스 제공
현재 사카모토의 '아쿠아' 외에도 유희열이 작곡한 다수의 곡에 표절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성시경이 부른 '해피 버스데이 투 유'(2002)는 다마키 고지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1998)와, 유희열이 2013년 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해 김조한·유재석과 함께 공연한 '플리스 돈트 고 마이 걸' 역시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바디 범핀'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희열의 다른 작품인 '내가 켜지는 시간' 역시 엔니오 모리코네의 '로만조(Romanzo)'를 편곡한 사카모토의 '1900'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사카모토 류이치의 국내 팬사이트 '류이치 사카모토 소셜 프로젝트 코리아'를 운영 중인 잇뮤직크리에이티브 측은 "사카모토 측이 '1900'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아티스트는 더 이상 이 이슈가 지속 확산되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