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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부터 동체·발사대까지..." 한국 기업들의 12년 노력이 쏘아 올린 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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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부터 동체·발사대까지..." 한국 기업들의 12년 노력이 쏘아 올린 누리호

입력
2022.06.21 21: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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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부터 제작, 발사 전 과정 순수 국내 기술로
"민간 독자 우주개발 역량 키울 수 있는 기회"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기업들

21일 2차 발사한 누리호는 국내 여러 기업들이 12년 동안 노력 끝에 이룬 결실이다. 한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기업 300여 곳이 모든 과정에 참여한 첫 우주개발 프로젝트로, 이번 발사를 계기로 국내 우주 산업의 생태계가 더 튼튼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2010년 3월 시작된 누리호 개발 사업초기부터 KAI와 국내 기업들의 협력으로 이뤄졌다. 500명 넘는 인력이 체계 총조립, 엔진 조립, 각종 구성품 제작 과정에 두루두루 참여했다. 그 결과 앞서 네 차례 발사한 나로호와 다르게 로켓 엔진부터 발사대까지 전부 국산 제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

누리호의 심장인 엔진 6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 조립했다. 신현우 사장은 "1단에 포함된 75톤 엔진은 발사체가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고온, 고압, 극저온 등 극한의 조건을 견뎌내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KAI와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등은 탱크와 동체 개발을 담당했다. KAI는 300여 개 기업이 납품한 부품의 조립을 총괄하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했고, 누리호 1단 추진체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만들었다. 추진체 탱크는 영하 200도에서도 버텨야 하는 동시에 경량화가 필수여서 일반 탱크보다 얇은 두께(1.5~3.0㎜의 알루미늄)로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중심이 돼 2016년부터 4년 6개월 동안 만들었다. 발사체에 산화제와 추진제를 주입하는 역할을 하는 48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도 현대중공업의 손에서 탄생했다.

누리호 연소 시험은 현대로템이 맡았다. 발사 전 필수 과정인 엔진을 점화시켜 발사체의 성능을 확인하는 역할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등 우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들도 누리호 개발에 힘을 보탰다.

누리호에 탑재된 큐브위성 4개는 조선대·서울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누리호 발사가 국내 기업들이 우주 개발 역량을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누리호는 나로호의 8배가 넘는 약 1조5,000억 원(전체 사업비의 약 77%)이 참여 기업에 쓰이며 국내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이 정부 개발 주도에서 민간 기업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우주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KAI는 경남 사천시에 '민간 우주센터'를 세우며 발사체 체계종합기술 강화에 힘을 쏟고 있고, 한화는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지난해 3월 출범시키고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2013년 발사된 나로호와 다르게 국내 독자 기술로 진행된 첫 우주 프로젝트"라며 "이번 발사는 한국 우주산업의 시작이자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여정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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