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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북 단정' 감사 착수, 정쟁 접고 진상 규명을

입력
2022.06.18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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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왼쪽)씨와 이씨 아내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9월 북한군에게 피살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공무원 이모씨의 친형 이래진(왼쪽)씨와 이씨 아내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사원이 17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 및 해경 감사에 착수했다. 2년 전 사건 발생 당시 이씨가 자진 월북하다가 변을 당했다고 밝혔던 두 기관이 수사 결과를 번복한 지 하루 만이다. 감사원은 "최초 보고 과정과 절차 등을 정밀하게 점검해 업무 처리가 적법·적정했는지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를 월북자로 단정했던 경위를 집중 조사하겠다는 얘기다.

이 사건은 이씨의 북한 해역 표류 경위, 상부 보고 시점을 포함한 군 대응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유족은 군경이 근거 없이 이씨를 탈북자로 몰았다고 비판해왔다. 해경이 전날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를 보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진상 규명 차원에선 의구심만 키웠다.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결정적 증거가 나온 것도, 기존 판단 근거가 기각된 것도 아니라서다.

그럼에도 사건 진상에 접근할 방법은 여의치 않다. 유족은 청와대, 국방부, 해경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 청와대 자료는 이미 대통령기록물로 봉인돼 열람하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협조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사건 당시 군이 감청 등으로 첩보한 특수정보(SI)는 법원이 공개를 불허한 터라, 지난한 소송전 외엔 공개를 강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그런 만큼 감사원 감사는 사건 경위와 의혹을 규명할 현실적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감사원은 피감기관 기밀자료 접근 권한을 가진 만큼 군이 보유한 사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정보는 사건 초기 이씨 월북설의 핵심 정황 근거로 거론됐지만, 지금은 정부가 일부 정보만 취합해 사건 처리 방향을 왜곡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진상 규명 과정이 정쟁으로 변질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 정권 교체 직후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 재부상한 터라 벌써부터 여야 간, 신구 정부 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인다.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치권은 불필요한 논쟁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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