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10년 넘게 기른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
인도네시아 체험 동물원 타만사파리 반출 추진 중
시민·동물단체 40여명 “오세훈 시장이 결단해야”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의 체험동물원 반출을 중단하라!"
14일 낮 12시 서울 시청 앞에 모인 시민과 동물보호단체 활동가 40여 명이 서울대공원의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 해외 반출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서울대공원 운영 책임이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침팬지 반출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올해 3월 서울대공원이 국제적 멸종위기종 침팬지를 동물쇼를 하는 인도네시아 동물원으로 반출한다는 한국일보 보도(관련기사☞[단독] 서울대공원, 멸종위기동물 또 반출… 국제 인증 위반 논란) 이후 시민들은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분수광장 앞에서 다섯 번의 집회를 열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서울대공원은 동물 반입∙반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로 했지만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은 다자간 계약체결과 대안 부재를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은 "서울대공원 측은 광복이, 관순이가 가는 동물원은 좋은 곳이라 절차대로 보낼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그래서 서울시로 왔고,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공원은 서울시 산하지만 관리부서가 따로 없는 독립된 사업소"라며 "남방큰돌고래 제주 바다 방류를 서울시장이 결정한 것처럼 광복이, 관순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서울시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민과 동물단체들은 서울대공원이 침팬지 두 마리를 보내는 반출지인 인도네시아 타만사파리가 동물을 쇼와 체험에 동원하는 곳이며 반출 이후 침팬지의 재반출 가능성과 번식한 개체들의 쇼 동원 여부를 근거로 반출을 반대해 왔다. 집회에 참여한 최민정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서울대공원이 2019년 취득한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원 인증 기준인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 인증 규정에 따르면 동물을 적절히 보호할 자격이 없는 곳으로 양도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반출은 AZA인증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회를 주최한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는 "익숙한 공간, 사육사들과 떨어져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것은 동물들에게 큰 스트레스"라며 "광복이와 관순이에게 좀 더 나은 삶은 아니더라도 더 나쁜 삶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지금도 타만사파리는 코끼리, 호랑이, 돌고래쇼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설로 침팬지를 보내기 적합하다 생각하는지, 서울시가 침팬지 2 마리의 여생을 편안하게 해 줄 능력이 없는지 오세훈 시장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최인수 카라 활동가도 "서울대공원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 동물원"이라며 "서울대공원과 오세훈 시장은 시민들의 동의 없는 해외 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와 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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