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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법조빌딩 입주 변호사 소송 업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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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법조빌딩 입주 변호사 소송 업무 '빨간불'

입력
2022.06.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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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출입통제로 재택 및 외부 근무로 전환
대구변협, 회의실을 임시 사무소로 제공
변협 공판 연기 요청, 법원 최대한 협력키로
"사망 변호사 사건은 동료가 맡거나 환불"

방화 참사 5일 째인 13일 대구 법조빌딩 3층 정면의 깨진 유리창에 비닐이 씌워져 있는 한편 2층에는 블라인드가 펄럭이고 있다. 류수현 기자

방화 참사 5일 째인 13일 대구 법조빌딩 3층 정면의 깨진 유리창에 비닐이 씌워져 있는 한편 2층에는 블라인드가 펄럭이고 있다. 류수현 기자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 법조빌딩이 현장보존과 건물 안전 등 문제로 폐쇄되면서 해당 건물의 변호사와 법무사 등이 소송 및 상담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 빌딩은 지난 9일 방화로 전기와 소방, 엘리베이터 등 시설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건물 개방은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13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법원 인근 W빌딩 입구에는 건물관리인이 출입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었다. 연면적 2,638.49㎡ 지하 1층 지상 6층의 이 건물은 주변 10m 거리에서도 매캐한 냄새를 맡을 수 있을 정도였고, 2, 3층 창문 등이 깨어진 건물 안은 그을음으로 흉한 모습이었다.

변호사 32명과 법무사 4명, 직원 등 100여 명이 근무하던 이 빌딩의 법무법인 등은 이날 오전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사무실 전화를 착신전환하고 휴대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업무에 돌입했다. 소송 관련 서류를 챙겨 나오던 한 법률사무소 직원은 "방화 당시 경황이 없어 개인용품만 겨우 챙기고 나온 터라 오늘 소송 관련 서류 등을 가지러 왔다"고 말했다.

이 법조빌딩 사무실이 폐쇄되면서 당장 사건의뢰나 상담 등 업무를 제대로 보기 힘든 상황이다. 변호사와 직원, 의뢰인들은 인근 카페와 식당 등에서 만나 소송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상당수 입주 변호사와 법무사 상당수는 임시 사무소를 물색하고 있다. 한 법무법인 직원은 "새로운 소송을 맡기도 힘들고, 일반 법률상담도 쉽지는 않아 임시 사무실을 찾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법률 사무소 직원도 "가용할 수 있는 기기로 업무를 보고, 휴대폰으로 빨리 응답할 수 있도록 길게 통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대구변호사회는 동대구로 건너 직선거리로 270m 떨어져 있는 변협 회의실 공간 일부를 임시 사무실로 지원키로 했다.

재판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변호사회는 경북대 인근 이슬람사원 건축 소송 등 방화 빌딩 입주 변호사들의 사건을 파악하는 한편 법원에도 이들 변호사들의 사건 기일을 최대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숨진 A(57) 변호사가 맡은 사건에 대해서는 새로운 변호사에게 맡기거나 의뢰인에게 환불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A변호사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했던 B변호사도 현재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변호사회 관계자는 "법원에 방화 빌딩 입주 변호사가 진행 중인 공판을 파악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법원도 소송 기일을 최대한 늦춰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수성구는 화재 발생 다음날인 10일 오후 1시30분 쯤 건축구조기술사와 소방기술사 등 전문가 6명의 입회아래 빌딩 전체를 한 차례 검사했다. 검사 결과 이 빌딩의 전기, 소방, 엘리베이터 등 설비에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고, 수성구는 건축주에게 14일까지 정비계획 등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빌딩은 건축주가 정비 공사를 마친 뒤 사용 전 검사를 받아야 다시 개방된다.

수성구 관계자는 "하루라도 빨리 빌딩이 문을 열 수 있도록 건축주와 긴밀히 논의 중"이라며 "건축주의 정비계획이 도착해야 빌딩 개방 시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방화 참사 5일 째인 13일 법조빌딩 1층 우편함에 찾아가지 않은 우편물이 꽂혀 있다. 류수현 기자

대구 방화 참사 5일 째인 13일 법조빌딩 1층 우편함에 찾아가지 않은 우편물이 꽂혀 있다. 류수현 기자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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