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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임금피크제 폐지" 목소리 높이자…경영계 "침소봉대 말라"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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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임금피크제 폐지" 목소리 높이자…경영계 "침소봉대 말라" 방어전

입력
2022.06.10 12: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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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위법" 대법원 판결 후폭풍
한국노총, '대응 지침' 따로 배포하며 적극 대응
경영계, 기업들 혼선 방지 위한 '체크리스트' 작성

지난달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외벽 모니터의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광고.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외벽 모니터의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광고. 연합뉴스

연령만 놓고 노동자 임금을 깎는 형태의 임금피크제는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두고 노동계가 "이 판에 임금피크제를 폐지하자"고 목소리를 높이자, 경영계가 "대법 판결이 임금피크제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다"라며 방어 논리를 내세우고 나섰다. 법조계 해석을 받은 '체크리스트'를 회원사들에 전하면서 노동계가 지나치게 불안감을 만들려 한다며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법무법인 세종과 함께 '임금피크제 판결 동향 및 기업 대응 방안 온라인 설명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대법원이 내린 임금피크제 관련 판결의 의미와 법률적 쟁점을 살폈다.

이날 설명회에서 김동욱 변호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임금피크제 자체의 효력을 부정한 것이 아닌 만큼 과도한 불안과 공포는 금물"이라며 "기업에서는 대법원의 취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현재 운영하는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개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다만 "임금피크제 소송 사태가 벌어질 경우 승패와 상관없이 기업의 불확실성을 키워 고용 확대나 향후 고용 연장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계 "이 참에 임금피크제 폐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인근에서 임금피크제 지침 폐기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경영계가 법무법인과 손잡고 부랴부랴 판례 해석에 뛰어든 건 임금피크제 판결 후폭풍이 앞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퇴직자 A씨가 자신이 재직했던 한 연구기관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 원심을 확정한 직후부터, 노동계가 임금 피크제 폐지 주장은 물론 소송단 모집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산하 조직에 대응 지침을 배포하고, 조합원의 소송 등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지침에서 "대법원은 ①임금피크제 도입의 정당성과 필요성 ②임금 감액의 적정성 ③임금 감소 보완 조치의 적정성 ④감액 재원의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 달성 여부 등 임금피크제의 합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정년 유지형과 정년 연장형 모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임금피크제 신규 도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거나 이미 도입한 경우 신중한 사전 검토 후 소송 또는 단체 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등 일부 대기업 노조들은 집단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을 모집하거나, 사측에 임금피크제에 대한 회사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혼선 막자" 회원사들 지원 나선 경제단체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임금피크제 대법 판결 쟁점과 대응방안'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임금피크제 대법 판결 쟁점과 대응방안'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경제단체들은 노동계가 한 건의 판례를 놓고 확대 해석해 공세를 벌인다며 재빨리 대응책을 제시했다. 근로자의 소송 남발로 각종 비용이 늘어나고 경영계획 수정 등 혼선이 빚어질 거란 우려에서다.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①도입 목적의 타당성 ②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③업무량 조정 등 대상조치 도입 여부 ④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에 활용되었는지 여부 등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단 기준을 내놓은 데 이어 대한상의는 이를 포함한 '체크리스트 10계명'을 제시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 감소 등 고용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이번 임금피크제 판결로 인한 혼란과 정년 연장이 일자리에 미치는 부작용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직무급제(직무 난이도나 책임 정도에 따라 급여를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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