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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아조우스탈 되나'…화학공장 방공호에 주민 800명 고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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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아조우스탈 되나'…화학공장 방공호에 주민 800명 고립

입력
2022.06.09 17:08
수정
2022.06.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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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로도네츠크 고립...마리우폴 재연 위기
루한스크 주지사 "도시 외곽만 통제하고 있어"
반격 가능성은 여전..."아무도 전투 포기하지 않을 것"

러시아군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에서 7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에서 7일 연기가 치솟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인 세베로도네츠크 대부분을 장악했다. 이들을 피해 화학공장 지하 방공호로 대피한 주민 800여 명이 고립됐다. 앞서 러시아군에 봉쇄된 채 민간인 포함 3,000여 명이 고립됐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며 “전투가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이제 도시 외곽만을 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과 이틀 전만해도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절반을 수복해 반격에 나섰지만 전세가 금세 역전됐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강력한 포격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도시 중심부에서 전략적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러시아군의 탱크가 시내로 진입했으며 이들은 주거 지역에 무차별 포격을 퍼붓고 있다”고 우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밤 연설에서 “전쟁 발발 이후 세베로도네츠크에서의 전투가 가장 어렵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돈바스의 운명이 세베로도네츠크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세베로도네츠크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800명이 아조트 화학공장 방공호에 남아 있다. 이 중 어린이와 노인도 상당수다. 러시아군이 시내 중심가를 장악하면서 이들의 대피 통로도 막혔다. 식량과 식수, 의약품은 부족하고, 전기와 가스 등도 거의 끊겼다.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를 점령하면 앞서 수백 명의 민간인이 고립돼 인도주의적 위기를 맞았던 아조우스탈의 전철을 밟게 될 공산이 크다.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리시찬스크에서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피해 대피 센터에 모여 있다. 리시찬스크=AFP 연합뉴스

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리시찬스크에서 주민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피해 대피 센터에 모여 있다. 리시찬스크=AFP 연합뉴스


세베로도네츠크가 함락되면 사실상 돈바스 내 루한스크주 전체가 러시아 수중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부 도네츠크주 함락도 시간문제다. 이미 남부 자포리자주 일부와 헤르손주 전역을 장악한 러시아군은 남부와 크림반도, 돈바스에 이르는 육로를 연결해 점령에 대비한 정지작업에 나섰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반격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완전히 도시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아무도 전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24시간 양측 모두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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