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베트남에서 쫓겨나고 넷플릭스에도 팔릴 뻔...1000만 코앞 '범죄도시2'

알림

베트남에서 쫓겨나고 넷플릭스에도 팔릴 뻔...1000만 코앞 '범죄도시2'

입력
2022.06.08 04:30
22면
0 0

이상용 감독 인터뷰 "흥행 비현실적, 겁부터 나"
극장가 1000만 흥행 2년 6개월 만
마동석 손석구 존재감에 통쾌한 액션 통해

영화 '범죄도시2' 중 한 장면.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범죄도시2' 중 한 장면.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장가에 1,000만 영화가 돌아왔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 12월 ‘겨울왕국’ 이후 2년 6개월 만이고, 한국영화로는 같은 해 7월 ‘기생충’ 이후 거의 3년 만이다. 할리우드 대작들이 번번이 실패한 1,000만 흥행의 벽을 깬 주인공은, ‘쥬라기 공룡’도 호떡 뒤집듯 메칠 기세로 시원하게 악당을 때려잡는 마동석 주연의 '범죄도시2'다.

‘범죄도시2’는 지난달 18일 개봉해 20일 만인 6일 전국 9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이날까지 932만 명을 모았다. 개봉 4주차인데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1편보다 재밌다” “마동석은 평생 연기 변신 안 했으면” 등의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도 20만 명 안팎의 관객이 들고 있어 9~10일쯤 1,000만 돌파가 예상된다. 영화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은 ‘변호인’(2013)의 양우석 감독에 이어 데뷔작으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두 번째 감독이 된다.

7일 전화로 만난 이 감독은 “너무 큰 선물”이라며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데 너무 잘되니까 겁이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동석 손석구 두 주연배우부터 단역까지 모든 배우들의 에너지를 관객들이 느꼈기에 가능한 흥행"이라며 공을 돌렸다.

이 감독은 680여만 명의 흥행 성적을 기록한 전작 ‘범죄도시’(2017)에서 조연출을 맡아 강윤성 감독을 도왔다. 1편을 기획하고 각본, 연출까지 도맡았던 강 감독이 다른 작품 연출을 위해 떠나면서 메가폰을 넘겨받았다. “주위에서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1편보다 나은 속편이 있는 줄 아냐’면서요. 기회가 왔으니 포기할 순 없었죠. ‘이 정도면 시리즈로 이어갈 만해’라는 얘기 듣는 게 목표였어요. 욕만 안 먹길 바랐죠.”

감독 데뷔작인 영화 '범죄도시2'로 1,000만 흥행 기록 달성이 확실시되는 이상용 감독은 "아직도 흥행 수치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웃었다. ABO엔터테인먼트

감독 데뷔작인 영화 '범죄도시2'로 1,000만 흥행 기록 달성이 확실시되는 이상용 감독은 "아직도 흥행 수치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웃었다. ABO엔터테인먼트

제작 과정은 험난했다. 베트남 촬영을 결정하고 현지 답사·캐스팅 등을 거쳐 제작진과 배우들이 현지로 건너간 게 하필 2020년 2월, 코로나19 공포가 드리우던 무렵이었다. 손석구 촬영이 이틀 남은 상황에서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철수 조치가 내려졌다. 이미 쓴 제작비만 10억 원이었다. 이 감독은 "멘털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영화가 중단되고 촬영이 지연되면서 초조함은 더해졌다. 제작 취소 얘기도 돌았다. 결국 일부 장면은 베트남인 것처럼 꾸며 한국에서 촬영하고, 베트남 배경이 꼭 필요한 장면은 배우들의 국내 촬영분과 현지 배경 인서트 촬영을 합성해 만들기도 했다. 도입부 납치 장면은 원래 베트남 소재 호텔 앞이었는데 국내 갈대밭에서 촬영한 뒤 베트남 배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덧입힌 것이다. 이 감독은 “이러한 핸디캡이 나중에는 장점으로 작용해 속도 빠른 이야기 전개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빠른 호흡으로 장면을 이어 붙여 관객들이 인물 중심의 드라마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범죄도시2’의 결정적 흥행 요인은 주인공 마석도(마동석) 형사와 극악무도한 악당 강해상(손석구)을 중심으로 한 캐릭터의 매력과 범죄 액션 장르의 쾌감이다. 이 감독은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이들의 등·퇴장을 설득력 있게 그려 관객들의 주의를 계속 끌려고 했다”며 “액션도 1편보다는 좀 더 통쾌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

이번 영화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한 마동석에 대해선 “(소속사) 빅펀치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가면 벽면에 준비 중인 작품 30편이 빽빽하게 걸려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넘친다”며 “영화 속 캐릭터처럼 첫인상은 무섭지만 실제로는 정말 유쾌하고 배려도 많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손석구에 대해선 “일반적인 배우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배우여서 색다른 캐릭터가 나올 것 같았다”라며 “눈빛에서 나오는 묘한 매력과 날 것 같은 느낌에 끌렸다”고 말했다.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손석구의 인기가 치솟은 것에 대해선 “너무 고마울 뿐”이라며 웃었다.

‘범죄도시2’의 흥행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기울었던 영상 콘텐츠 시장이 다시 균형을 찾아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넷플릭스 측은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개봉에 어려움을 겪자 자사 독점 공개를 위해 오랫동안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급사가 OTT를 택하지 않고 극장 개봉을 고집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이 감독은 현재 ‘범죄도시3’를 준비 중이다. 막바지 캐스팅이 진행 중인데 7월 초에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우 이준혁과 일본 배우 아오키 무네타카가 출연할 전망이다. “3편은 다시 국내로 돌아옵니다. 배경은 인천이고요. 마석도의 상대로 일본 야쿠자가 등장합니다. 좀 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이야기, 더욱 다채롭고 진화한 액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고경석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