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김동연 선택해 민주당 우위
31곳 중 22곳 시장·군수는 국힘 당선
"단일화 실패, 혁신 없는 여야에 실망"
엇갈린 경기 유권자들의 복잡한 표심
경기는 지방선거 최대 표밭이다. 광역단체장 아래 시·군 기초단체장만 31명을 뽑는다. 6·1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니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된 것과 달리 시장·군수는 22곳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정당의 단체장에게 표를 던지는 이른바 '교차 투표'가 두드러진 셈이다.
2일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은 9곳에 불과했다. 김동연 후보가 8,913표의 근소한 차이긴 하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꺾은 것과 사뭇 다른 성적표다.
특히 경기 북부에서는 파주를 제외한 9곳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민주당이 4년 전 선거에서 경기 가평군과 연천군을 제외한 29곳의 시·군 기초단체장을 독식한 것과 대조적이다.
안산은 최고 초접전 지역이었다. 표 차이가 181표에 불과하다. 그로 인해 민주당은 12년 만에 국민의힘에 안산을 내줬다. 민주당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공천 배제)한 데 이어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이 특정후보를 지지했다는 의혹 등으로 공천잡음이 일었던 곳이다. 윤화섭 현 안산시장이 컷오프에 불복해 민주당을 탈당, 범시민 후보로 나서 1만6,919표(6.57%)를 얻으면서 민주당은 뼈아픈 일격을 맞았다.
파주와 안성에서도 불과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파주에서는 민주당 김경일 후보가 9만2,512표(50.14%)를 얻어 국민의힘 조병국(9만1,981표·49.85%)을 531표 차이로 이겼다. 민주당 김보라 안성시장 후보는 4만497표(50.35%)를 얻어 3만9,930표(49.64%)를 얻은 이영찬 국민의힘 후보를 567표 차로 눌렀다.
이외에 국민의힘 하은호 군포시장 후보는 4만723표(50.44%)를 얻어 한대희(민주당) 현 군포시장을 1,134표 차이로 제쳤다. 오산의 이권재 국민의힘 후보는 장인수 민주당 후보보다 1,755표 더 받아 당선됐다.
하지만 경기지사 선거 결과와는 달랐다. 민주당이 신승한 안성시장의 경우 도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5,653표를 더 얻었다. 반대로 오산시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1,755표차로 승리했지만 도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3,461표 앞섰다. 군포도 마찬가지로 시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지만 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2만3,479표 차로 이겼다. 경기 유권자들이 저마다 교차 투표를 통해 복잡한 표심을 엇갈리게 드러낸 것이다.
정치평론가 전원책 변호사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도지사 선거에서는 김은혜 후보에 대한 실망감이, 기초단체장은 이재명 후보의 인천출마와 대선 패배 후 혁신 없는 모습에 지지자들이 교차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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