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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WHO가 뭐라 해도 우한 폐렴"… 전문성보다 정치적 논란 부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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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WHO가 뭐라 해도 우한 폐렴"… 전문성보다 정치적 논란 부각만?

입력
2022.06.03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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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과거 발언 보니
지역 혐오 논란에도 '우한 폐렴' 강조
전문가인데 WHO와 정반대로 발언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코로나19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를 따르지 않고 '우한 폐렴'으로 부르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신종 감염병 이름에 지역명을 넣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보건·의료 전문가를 자처한 김 후보자는 이에 반하는 주장을 펴 코로나19를 정치적 쟁점으로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시절인 2020년 2월 코로나19와 관련해 WHO 권고를 따를 수 없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다. WHO는 앞서 1월 13일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2019-nCoV)'을 공식 명칭으로 정한 바 있다.

"WHO 권고 왜 따라야 하나… 우한 빼면 안 돼"

2020년 1월 28일 심재철(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TF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TF 간사인 김승희 의원. 오대근 기자

2020년 1월 28일 심재철(가운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TF 첫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은 TF 간사인 김승희 의원. 오대근 기자

김 후보자는 그해 2월 자유한국당 우한 폐렴 대책 태스크포스(TF)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코로나19를 부를 때 '우한'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이 "이미 중국 전역은 물론 해외 각국에 퍼졌고, 폐렴이 아닌 감염병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우한 폐렴이 아닌 코로나19로 불러야 한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우한 코로나가 가장 이해가 쉽다. 발생지인 우한을 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WHO는 2015년 5월 질병명 원칙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데, 이름에 지리적 위치나 사람·직업이 들어가는 걸 피하고, 공포심을 부추기는 단어를 쓰지 않도록 했다. 낙인 효과를 막자는 취지다.

당시 여당 향해 "코로나로 정치적 싸움 하자는 건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 후보자는 '우한 폐렴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당시 정부·여당 비판에 앞장서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우한 폐렴 표현에 대해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고 혐오 발언을 무분별하게 유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2020년 2월 3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쓰라고 한 건 너무 한가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또 보수성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는 "오히려 책임져야 하는 (정부·여당) 사람들이 정치 행위를 하는 데 대해 분개한다", "정치적 싸움을 하자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런 발언 때문에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의원 시절 전문성과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감염병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출신이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및 국회 코로나19특위에서 활동한 이력을 가진 김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로 전문성을 꼽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 보건복지위 관계자는 "초당적 협력이 절실한 코로나19 사태 초기 (후보자의) 부적절한 네이밍과 강성 발언은 늘 논란이 됐다"며 "인사청문회가 열리면 막말 논란과 당시 발언은 검증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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