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는 김은혜 49.4% vs 김동연 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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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김동연(왼쪽)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냐, 아니면 '명심(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의중)'이냐.
'대선 연장전'으로 관심을 모은 경기지사 선거는 '0.73%포인트' 격차로 희비가 갈렸던 지난 대선과 개표 과정까지 판박이였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2일 오전까지 승부를 확정 짓지 못한 채 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갔다.
2일 오전 1시 50분 기준(개표율 55.8%) 김은혜 후보는 49.5%를 득표해 48.4%를 얻은 김동연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소폭 앞섰다. 예상대로 마지막 순간까지 승패를 예단할 수 없는 초박빙 승부였다. 1일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도 김은혜 후보가 49.4%, 김동연 후보는 48.8%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두 후보는 각자 자택에서 초반 개표 상황을 조용히 지켜봤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 경기에 총력을 기울였던 여야 지도부의 표정에는 온도차가 느껴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출구조사 이후 "경기도를 가장 요충지이자 격전지로 파악하고 당력을 집중했다. 노력이 통했다고 보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승리를 점쳤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체적인 '참패' 우려 속에 대체로 말을 아끼면서 김동연 후보의 막판 선전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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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경기 부천시 역곡남부역사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경기 혈투'는 예견된 바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공표·보도 금지 전인 지난달 25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였다. 지난 대선에선 전임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과반을 득표해 윤 대통령을 앞선 지역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 지지층을 중심으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국정 안정론'이 확산했고,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기반을 뺏길 수 없다는 민주당 지지층도 팽팽하게 결집했다.
선거운동 기간 두 후보는 각각 인물론(김동연 후보)과 여당 프리미엄(김은혜 후보)을 전면에 내걸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각각 경기지사 수성과 탈환을 위해 정책 대결만큼이나 네거티브전에도 열을 올렸다. 김은혜 후보 측은 김동연 후보가 경제부총리 시절 측근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달 31일 검찰에 고발했다. 김동연 후보 측은 김은혜 후보가 KT 전무 재직 당시 지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한 재산 축소 신고를 고리로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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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경기 오산시 롯데마트 사거리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둘 중 누가 되든 승자는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정치적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은혜 후보는 2020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입성한 지 2년 만에 대선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누르고, 4년 만에 경기지사를 탈환한 주인공이 된다. '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라는 타이틀도 값진 정치적 자산이다. 당선 시 그는 “잃어버린 경기도정 4년을 회복하겠다”는 약속대로 ‘이재명 지우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과 정책 공조를 통해 중앙정치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체급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중앙에 이어 지방권력 교체로 나타난 이번 선거에서 김동연 후보가 민주당의 마지막 보루인 경기지사를 사수한다면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경기도정도 전임 이재명 지사 때와 연속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패배 책임론' 등으로 민주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지는 동안에도 경제부총리 출신답게 견실하게 도정 성과를 내며 조용히 존재감을 키워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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