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표 참여 아닌, 지지 요구 행위는 불법"
지방선거일인 1일 세종시 어진동의 한 투표소 앞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요원들이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세종=정민승 기자
6ㆍ1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4년 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격전지 충청권에선 여야 후보들이 투표 독려 전화와 문자 메시지로 선거일을 달궜다. 선거일에 문자나 전화를 통한 특정 후보 지지 요구는 불법이지만, 투표 참여 권유는 가능하다.
1일 정오 세종시 한솔동의 한 투표소엔 투표관리원들이 투표하러 온 유권자들보다 많았다. 투표장 안팎의 투표관리원들은 모두 10여 명. 한 관계자는 “아침에 대기 줄이 살짝 만들어졌다가 그 뒤론 주민들이 띄엄띄엄 찾고 있다”며 “4년 전 지방선거 투표 때와 비교하면 투표 열기가 높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약 600명이 다녀간 이 투표소에 등록된 유권자 수는 2,600여 명이다.
이보다 이른 이날 오전 세종시 어진동의 한 투표소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도 출구조사를 진행했다는 한 조사 요원은 “이전 선거 때에 비해 투표 열기가 낮아진 것을 느낀다”며 “그렇지만, 출구조사 요구에 응하는 투표자 비율이 이전보다 높아 출구조사 결과는 좀 더 정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출구조사의 정확도를 위해선 ‘5명 중 1명’식으로 일정한 간격 유지(등 간격성)가 필수적이다.
세종시 한솔동의 한 투표소 유권자들이 사용하고 버린 장갑들이 수거함에 담겨 있다. 투표 개시 7시간이 지난 시점이지만, 다녀간 유권자 수는 총 유권자의 4분의 1수준을 기록했다. 세종=정민승 기자
낮은 투표율 분위기는 수치에서도 확인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세종의 투표율은 39.2%로 전국 평균(40.7%)을 하회했다.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대전(39.9%)과 충남(40.7%)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충북(41.8%)만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광역시도는 물론 기초단체장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이날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투표 독려전에 나섰다. 선관위 관계자는 “공식 선거 운동은 전날 자정 종료됐지만,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은 공직선거법(58조2)에 따라 가능하다”며 “접전 양상의 선거구가 적지 않은 만큼 오늘 하루 전화나 메시지를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 참여 권유'를 넘어 자신이나 자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메시지, 전화도 적지 않았다. 본선거일에 투표 독려가 아닌, 지지를 요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선거일에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권자들에게 연락한다는 것은 절박감,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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