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꾼 뽑아야죠"... 투표소마다 유권자 발길
발달장애인도 직원 안내대로 소중한 한 표 행사
코로나 확진자는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 투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서울시 내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엔 이른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주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은 할머니부터 몸이 불편한 발달장애인까지 4년 동안 일할 지역 일꾼을 뽑으려고 저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다만 투표 열기는 4년 전 선거에 미치지 못했다.
사전투표와 달리 1, 2차로 나눠 진행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대기 없이 5분 내에 투표를 마쳤다. 가족들과 서울 근교 나들이 계획을 세웠다는 이모(33)씨는 "나들이도 중요하지만 한 표를 행사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투표소부터 찾았다"며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전투표 때와 달리 이날 투표는 1, 2차로 나눠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선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교육감을, 2차 투표에선 광역의원·기초의원·비례대표 광역의원·비례대표 기초의원을 뽑았다. 서희순(48)씨는 "투표 용지가 많아서 절차가 복잡할 것 같았는데, 안내한 대로 하니까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강수미(24)씨도 한 표를 행사했다. 강씨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가이드에 따라 투표 절차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들은 뒤 1, 2차 투표를 무리 없이 마쳤다. 투표소 측은 투표소를 떠나는 강씨를 향해 "투표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건넸다.
투표소 관계자는 "발달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가족 입회하에 투표할 수 있지만, 강씨는 혼자서도 무리가 없었다"며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서 위축되지 않고, 투표에 참여한다는 게 대견하다"고 말했다. 강씨의 어머니 조정희씨는 "발달장애인들도 오늘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지금보다 투표 환경이 더 잘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페·자동차 대리점·배드민턴장... 이색 투표소도 눈길
서울 시내 곳곳에 마련된 이색 투표소도 눈길을 끌었다. 서대문구 홍제3동 배드민턴장을 비롯해 마포구 도화동 장난감대여점, 광진구 기아자동차 대리점과 쉐보레 대리점, 화양동 안경가게와 구의동 카페 등 평소 시민들이 자주 찾던 장소는 이날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투표소로 변신했다.
이색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신기한 듯 주변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광진구에 사는 정나희(25)씨는 "평소 찾던 카페가 투표장으로 바뀐 것을 보니 신기했다"며 "유권자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같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지역 주민센터와 관공서, 학교 등에 투표소를 설치하지만 접근성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민간시설을 빌리기도 한다. 민간시설을 투표 장소로 사용할 경우 해당 시설에 일정액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코로나 확진자는 6시 30분부터 1시간 투표
이날 투표 열기는 앞선 선거만큼 뜨겁진 않았다. 오후 1시 서울 투표율은 38.5%(사전·거수투표 합산)로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 때보다 2.8%포인트 낮았다. 3월 치러진 20대 대선보다는 22.6%포인트 낮은 수치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20.6%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종 투표율은 4년 전(60.2%)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지방선거 투표는 전국 1만4,465곳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투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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