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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특별감찰관' 가동 안할 듯... 검경 '수사 공정성'은 누가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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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특별감찰관' 가동 안할 듯... 검경 '수사 공정성'은 누가 보장?

입력
2022.05.30 20:30
수정
2022.05.31 07: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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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도입 안 해도 될 여건 만들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를 상시 감시하는 ‘특별감찰관제’를 가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조직 및 업무 분장이 이전 정부와 크게 달라져 ‘권력형 비리’를 감시할 별도 기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다. 특히 민정수석실을 없애 대통령실의 막강한 ‘사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포기한 게 크다.

물론 새 정부의 기대에 불과하다. 역대 정권마다 친인척은 물론 실세 측근들의 비리가 어김 없이 반복돼온 만큼 권력 감시 기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폐지라 말은 안 하지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0일 취재진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의 사정 컨트롤타워 기능 폐지 등 이 정부가 맞닥뜨린 환경은 이전과 굉장히 다르다”며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는 방향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특별감찰관제 대신 어디에서 권력형 비리를 다루느냐’라는 질문에는 “검경이 있다”면서도 “여러 대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검찰과 경찰이 대통령 친인척 수사를 맡을 여건이 충분히 마련됐다는 의미다.

특별감찰관에 부정적인 尹, 왜?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의 비위를 상시 감찰하는 직책이다. 검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사정 기능을 전부 없애고, 가족ㆍ측근 비리 첩보가 포착되면 각 수사기관이 담당 업무에 따라 수사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소신이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민정수석, 민정비서관, 반(反)부패비서관 등 핵심 직제를 폐지한 것에는 이런 의지가 반영돼 있다.

윤 대통령은 27일에도 “옛날 특감반(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이런 거 안 하고 사정은 사정기관이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비서실은 사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 하고 공직 후보자 비위 의혹 정보수집도 안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간을 더 거슬러 검찰총장으로 일하던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특별감찰관제는 권한이나 인력 면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합참 청사를 찾아 손을 흔들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합참 청사를 찾아 손을 흔들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입 안 한다" 文 정부 몰아붙이더니...

대통령의 철학이 이렇게 확고한데, 대통령실은 왜 폐지를 못 박지 않았을까. 우선 ‘감찰’이 주 업무인 특별감찰관과 ‘수사’가 특기인 검경,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기능적 차이를 보완할 대책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상시 감찰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검경의 첩보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지만, 내부 모니터링이 사라지면 수사기관의 빠른 정보 입수도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법과 원칙에 맞게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 시절 특별감찰관제 적극 도입을 주장한, ‘과거’ 역시 부담이다. 문 전 대통령이 5년 내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자, 국민의힘은 특별감찰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한 적도 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핵심 관계자도 대통령실의 설명에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추천을 통해 진행될 특별감찰관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먼저 결론을 내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을 하는 게 순리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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