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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표된 K무비… 달라진 '몸값'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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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표된 K무비… 달라진 '몸값' 확인했다

입력
2022.05.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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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칸영화제 성과

박찬욱 감독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로 올라가면서 세계 영화인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칸=AP 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이 28일 오후(현지시간) 제75회 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로 올라가면서 세계 영화인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화답하고 있다. 칸=AP 연합뉴스

28일 오후(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5회 칸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높아진 위상을 새삼 확인한 자리였다. 한국 영화는 칸에서 사상 최초로 2개 상(‘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감독상, ‘브로커’ 송강호의 남자배우상)을 가져갔다는 외적 성취를 뛰어넘는 내적 성과를 거뒀다.


칸 경쟁 부문에서 동아시아 대표 역할

동아시아 영화 중 한국 영화만이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한때 단골손님으로 여겨졌던 중국 영화도, 꾸준히 칸영화제 문을 두드리던 일본 영화도 없었다. 한국 영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만이 동아시아 밖에서 온 20편과 황금종려상(최고상)과 심사위원대상 등을 두고 경쟁을 펼쳤다.

중국과 일본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생존 최고의 일본 감독으로 꼽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의 연출자로 경쟁 부문을 찾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중국 유명 배우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서래를 연기하며 경쟁 부문 레드 카펫을 밟았다. 칸영화제 첫 방문이었다. 동아시아 유명 영화인들이 세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한국 영화가 디딤돌 역할을 한 셈이다. 중국과 일본 기자들이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에 관심을 둔 이유다.

박찬욱 감독은 28일 국내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의 인적자원과 자본이 교류하는 건 의미 있는 일”이라며 “유럽은 1960~70년대부터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한국이 중심이 되는 이런 식의 교류가 활성화돼서 좋은 영화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모두 수상하며 K무비가 국제 무대에서 명실상부한 승자로 인정받게 됐다”며 “고레에다 감독과 했던 식의 시도가 더욱 늘어나 세계적 명장들과 한국 영화계가 함께하는 기획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단가 뛰고 새로운 국제 협업 모색

중국 배우 탕웨이가 24일(현지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국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칸=EPA 연합뉴스

중국 배우 탕웨이가 24일(현지시간)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헤어질 결심'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찬욱 감독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중국 언론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칸=EPA 연합뉴스

올해 칸영화제에선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 열풍이 불면서 한국 영화의 몸값은 높아졌다. 칸영화제 기간 만난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영화 수출 단가가 급격히 올라갔다. “‘K콘텐츠는 돈이 된다’는 인식이 강해 한국 영화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고 자연스레 몸값이 뛰었다”는 것이다. ‘헤어질 결심’도 박 감독의 전작들보다 훨씬 비싸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K무비의 위상이 달라지면서 해외 협업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인력과 자본이 단순 결합하는 방식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한국 영화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일본 제작사들이 한국 영화 기획 단계부터 적극 투자를 하려고 한다”며 “한국 영화를 단순히 수입하는 걸 뛰어넘어 초기에 투자해 수익을 더 남기려는 접근”이라고 말했다.

자사 보유 지식재산권(IP)을 한국 영화로 만들어 세계로 진출하려는 일본 영화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일본 만화나 일본 소설 등을 일본 영화로 만들어서는 세계 시장을 두드리기 쉽지 않은 반면 K무비 브랜드를 달면 해외 공략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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