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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드론 전쟁

입력
2022.05.26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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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이석수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무기는 기술의 산물이다. 기술혁신은 무기혁신을 낳는다. 기술이 곧 전쟁양상을 결정한다는 미래주의 관점에서 전쟁과 무기, 그리고 한국국방의 생태계를 그려본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독립일 기념 퍼레이드 예행연습에서 일반공개된 터키산 바이락타르 TB-2 드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독립일 기념 퍼레이드 예행연습에서 일반공개된 터키산 바이락타르 TB-2 드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관련 국가들의 최종목표도 불투명하다. 어느 한쪽이 완전한 승리를 추구하는지 혹은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위한 막판 힘쓰기인지 알기가 어렵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지 않는 한 전쟁이 종료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투기, 탱크, 장갑차, 미사일, 드론, 제브린, 스팅어 등 다양한 무기가 사용되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드론전쟁은 흥미로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드론은 어떤 것이 있는가? 지금까지 드론대결의 승자는 누구인가? 무엇이 드론전쟁의 우세와 열세를 결정짓는가? 고강도 분쟁에서 드론이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가?

전쟁에서 활용되는 드론은 소형 배회탄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대형 공격 드론까지, 그 스펙트럼 사이에 다양한 종류가 있다. 주로 감시와 정찰기능을 수행하는 드론은 중형에 속한다. 러시아는 드론을 개발하고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전장에서 전술적으로 활용한 경험을 축적한 드론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는 올란-10, 엘론-3, 자스타바, 포포스트, 오리온, 잘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전쟁이 종료된 후 드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주력 드론은 터키로부터 구매한 바이락타르 TB-2이며 자체생산한 A1-SM 퓨리와 레레카-100 등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으로부터 스위치블레이드라는 일종의 배회탄을 지원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드론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세했으나 러시아가 만회를 시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러시아는 드론을 사용하는 데 소극적이어서 적은 수량의 드론을 3월 초부터 투입했다. 반면에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부터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크라이나는 바이락타르로 장갑차량, 지대공미사일, 지휘소, 견인포 등을 파괴했다. 더욱이 대 드론 방어에 있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총체적 드론 전력보다는 드론사용에 대한 적극성과 드론에 대항하는 방어능력이 드론전쟁에 영향을 미친다.

드론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드론전쟁에서 방어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방어능력이 강화되면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주로 전자전 시스템에 의존해서 전파교란(jamming)이나 거짓신호입력(spoofing) 기술을 구사한다. 우크라이나는 레이저 혹은 전자기파(EMP)로 정밀타격을 실시한다. 러시아는 2014년 이후 금수조치로 인해 선진기술에 접근하기 어려우며 우크라이나는 나토의 드론방어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이러한 대외적 환경으로 인해 크라이나가 러시아보다 드론 방어능력이 강하다.

드론 방어능력이란 적의 드론을 탐지·식별해서 무력화하는 것이다. 대응조치에는 드론의 임무를 방해하는 '소프트 킬' 방식과 드론을 파괴하는 '하드 킬' 방식이 있다. 한국군도 드론방어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레이더 연동 안티드론 통합솔루션'을 시범 운용했다. 이 시스템은 레이더의 탐지 및 식별기능과 전파교란 기술을 조합해서 드론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선진 군사력을 보유한 국가 간 전면전에서 드론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드론은 전력이 열세인 국가에 더욱 효과적이다. 드론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보다는 전쟁을 지속시킨다는 평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연장하는 소모전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우리도 드론 위협을 줄이기 위해 드론을 방어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석수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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