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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그다음 바이러스는 뭘까?

입력
2022.05.27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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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아직 코로나19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거나 잊힌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길고 길었던 지난 2년 동안의 팬데믹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고생도 많았고 힘겨운 상황도 끊임없이 지속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백신도 전례 없이 빠르게 개발되었고, 일선의 방역도 전 세계가 서로 협력하면서 어렵사리 바이러스의 그늘을 헤쳐나가고 있다.

너무 이른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20세기 초의 스페인독감 이후 거의 100년 만에 겪은, 길고 험했던 바이러스의 대유행을 겪고 난 시점에서, 인류를 또다시 괴롭힐 다음 병원체는 어떤 종류일까 하는 질문이 문득 떠오른다. 어떤 바이러스가 언제쯤 또다시 우리에게 위험으로 다가오게 될까?

지난 100여 년 동안의 감염병 역사를 되돌아보면 가장 가능성이 큰 병원체는 인플루엔자나 코로나의 새로운 변이주가 두드러져 보인다. 스페인독감, 아시아독감 등을 거쳐서 2009년 신종플루까지 인플루엔자는 10여 년 주기를 두고 새로운 변종들이 나타나 대규모 감염과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오랫동안 주변의 축산동물, 야생동물 속에서 다양한 변종으로 존재하다가 사람에게 옮겨와서 피해를 주곤 했는데, 21세기 최초의 세계적 팬데믹이었던 2002년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SARS), 2015년 중동에서 우리나라로 넘어와서 한여름 내내 공포 속에 떨게 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 바이러스까지 인플루엔자 못지않게 새로운 위협을 자주 발생시키고 있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아마도 이 두 가지 바이러스가 미래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대응기술을 준비해야 할 대표적인 가상의 적일 것이다.

그럼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대비하면 충분한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 바이러스 외에도 21세기 들어 에볼라나 지카바이러스 같은 매우 생소한 바이러스들이 국지적 유행을 상당 기간 동안 지속했다. 이보다도 생소한 니파, 헨드라, 치쿤군야, 크리마안콩고바이러스 등 위험도가 매우 높은 다양한 병원체들도 동남아를 비롯한 전 세계 각지에 상존하다가 여행객이나 외주인들의 이동, 어마어마한 물동량을 따라서 알게 모르게 퍼져 나가기도 한다. 이런 바이러스들은 보통 '인수공통감염병'이라고 해서,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이나 축산동물 등에도 흔하게 감염을 일으키는데, 요즘처럼 다양한 종류의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는 시대에는 동물을 통한 전파의 위험성을 통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을 직접 감염시키지 않더라도 해마다 무더기로 가축들을 감염시키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의 바이러스도 식량이나 산업에 필요한 자원을 고갈시킬 수도 있다는 면에서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에게 또 다른 위협을 촉발하게 될 바이러스는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어느 한두 가지를 특정해서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들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식과 기술을 상시적으로 우리 사회에 차근차근 구축해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조만간 또다시 찾아올 바이러스에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을 것이다.


홍기종 가천대의대 교수·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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