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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거리에서 짐덩어리로?… 거리두기 해제되자 늘어나는 유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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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거리에서 짐덩어리로?… 거리두기 해제되자 늘어나는 유기 동물

입력
2022.05.2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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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유기·유실동물 발생건수 급증 추세
코로나19 동물 분양 호황 국면 지나자 역작용
동물단체 "반려동물등록제 고쳐 유기 막아야"

1월 경남 고성군 임시동물보호소의 모습. 한국일보 DB

1월 경남 고성군 임시동물보호소의 모습. 한국일보 DB

A씨가 사는 경기 김포시 아파트는 요즘 단지에 무리 지어 출몰하는 들개 3마리 때문에 걱정이 크다. A씨처럼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곳이라, 자칫 어린 자녀들이 공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며칠 전 동네 길고양이들이 물려 죽은 사고도 이들 개 떼 소행이란 추정이 나온다. 주민들은 개들의 행색이나 느닷없이 나타난 점 등에 미뤄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반려견들일 거라 보고 있다. A씨는 "나라도 신고하고 싶은데, 그럴 경우 개들을 안락사시키거나 몰래 식용으로 거래한다는 소문이 있어서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를 기점으로 유기견이 급증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던 코로나19 유행기에 반려견을 들였다가 일상회복에 따라 관리가 어려워지자 버리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물보호단체에선 여름 휴가철을 거치면서 버려지는 동물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유기동물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실·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1월 7,459건, 2월 6,441건, 3월 7,859건이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달 9,365건으로 대폭 늘었다. 이달에도 24일 기준 8,561건으로 일평균 발생 건수(356.7건)에서 지난달(312.2건)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는 "들개 및 유기견 포획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이라며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주민 신고 건수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에선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웠을 때 동물을 키우며 위안을 얻던 사람들이 방역 조치 완화로 생활방식이 보다 활동적으로 바뀌자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코로나19 유행기에 반려동물 분양업계는 역대 최대 호황 분위기였다"며 "외출이나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반려동물 양육에 부담을 느껴 유기 충동이 발현될 공산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 휴가철에 들어서는 다음달부턴 동물 유기가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입양 또는 분양된 반려동물이 위험군으로 꼽힌다. 조희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출생한 지 1, 2년쯤 되는 시기에 '사춘기'가 오고 그보다 나이가 들면 아픈 데가 많아져 키우기가 쉽지 않아진다"며 "여기에 원래대로 (반려동물이 없는) 자기 생활로 돌아가려는 사람까지 늘어나면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동물이 주인에게 버림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반려동물 유기 방지를 위해 도입한 ‘반려동물등록제’를 보완 및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반려동물을 등록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입양을 보내는 경우 등엔 등록정보 갱신 의무가 없어 관리가 되지 않는다"며 "주요 동물 입양 채널인 SNS에 대해 동물 사전등록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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