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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전문가 "IPEF, 결국 반중연대로...윤 정부, 북한 비핵화 손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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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전문가 "IPEF, 결국 반중연대로...윤 정부, 북한 비핵화 손 놨다"

입력
2022.05.24 07:10
수정
2022.05.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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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결과 평가
김종대 전 의원 "회담서 북한 언급 거의 방치"
정세현 전 장관·김준형 전 외교원장도
"한미, 북한 비핵화 포기한 것"

윤석열(왼쪽부터)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산 공군기지의 미군 작전조정실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평택=AP 연합뉴스

윤석열(왼쪽부터)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오산 공군기지의 미군 작전조정실을 방문하고 있다. 오른쪽은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평택=AP 연합뉴스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야권의 외교 전문가들은 대거 우려를 표시했다.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경우 표면상으로는 개방된 경제 협력체라고 하지만 결국 '반중연대'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북한 의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방치됨으로써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고, 결과적으로 북한 비핵화를 포기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IPEF 내서 돌격대 되면 안 돼"


2021년 9월 7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에 응한 김종대 전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1년 9월 7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를 방문해 인터뷰에 응한 김종대 전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의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대 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는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IPEF는 중국 주도의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에 대항하기 위해서 만든 경제 프레임"이라면서 "중국의 경제적 영향권을 차단하고 서구 결속력을 강화해서 궁극적으로 중국 도약 또는 중국 부흥을 억제하겠다는 서방 동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 프레임에 참여함으로써 우리가 기존에 (해왔던) 미중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관리한다는 균형외교 기조는 여기서 종식될 것으로 본다"면서 "서구동맹을 주축으로 해서 주변을 관리하는 이런 색깔을 뚜렷이 할 것 같고,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부터 누누이 강조했던 그런 방향으로 결국 자기 갈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국의 대응이 전면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중국이 중요한 무역상대로서 앞으로도 반도체나 여러 분야에서 협력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당장 표시가 나진 않지만 앞으로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빠져나가듯이 서서히 양국관계가 말라버리는 시나리오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 출연한 김준형(왼쪽) 한동대 교수와 정세현(오른쪽) 전 통일부 장관. 유튜브 캡처

2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 출연한 김준형(왼쪽) 한동대 교수와 정세현(오른쪽) 전 통일부 장관. 유튜브 캡처


같은 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준형 한동대 교수(전 국립외교원장)도 "중국은 IPEF가 자기를 제외한다는 의미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중국 쪽에서는) 시장을 진영화하는 것이 말이 안 되지만 실제로 진영화가 되겠느냐고도 지적한다"고 말했다. 자유시장 질서에 입각하면 IPEF가 표방하는 '공급망 안정화' 등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IPEF 가입 대상국들이 중국과 거래를 많이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나라들"이라면서 "미국의 꿈이 실현되기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교수는 한국의 IPEF 가입에 대해서는 "가입할 수 있지만, 아세안 국가와 함께 수위 조절을 하고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앞서서 중국 배제 '돌격대'가 되면 그때는 (중국이) 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문 닫았는데 스스로 열기를 기다린다? 사실상 비핵화 포기"


4월 25일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노동신문 뉴스1

4월 25일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평양=노동신문 뉴스1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대북 정책에 미치는 영향 대해서도 세 사람은 박한 평가를 내렸다. 김종대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이례적인 건 정상회담에 북한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핵이나 대화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해법이 안 나왔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일이 협력하고 단결하는 게 중요해 보이지만 또 하나는 북중러가 단결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되는데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방치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일단 지금 주변정세와 한미관계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어쨌든 중국과 러시아와 협력의 폭을 넓힐 것이다. 한미일에는 북중러다"로 관측하면서 "장기적으로 신냉전질서 구도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있으면 만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 만나겠다"는 입장에 대해 "그러면 비핵화를 결국 못 하게 되고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만들어 주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이것도 해 주고 저것도 해 주겠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비핵화를 내막적으로는 포기해 놓고 문제를 해결할 것처럼 말장난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교수도 "북한이 협상의 문을 닫았으면 우리도 같이 문 닫겠다거나, 문을 열겠다고 하는 것이 맞는데 (지금은) 북한이 닫은 문을 열 생각을 안하고 북한이 열기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사실 지금 미국도 그렇고 윤석열 정부도 비핵화를 포기했다고 생각한다. 억지력이나 전략자산도 북한의 핵을 상정하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선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달렸다"면서 사실상 대화 재개가 북한에 달렸다는 입장을 보였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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