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은 임금 상승에 영향 못 줘
임금·물가 동시 상승, 수요 회복·공급 제약 탓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임금과 물가 간 연쇄 상승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한국은행이 “연쇄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22일 발표한 해외 경제포커스 ‘미국의 임금·물가 간 관계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의 임금과 물가 간 상호 파급경로를 분석해 임금·물가 간 연쇄 상승 발생 가능성을 점검했다. 최근 미국 임금과 물가는 모두 약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연쇄 상승은 없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연쇄 상승 기미가 있다'는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한은은 사실상 연준의 손을 들어줬다. 단위노동비용(명목노동비용) 충격은 물가에 뚜렷한 플러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물가 충격이 단위노동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이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편으로 분석되면서다. 구체적으로 단위노동비용이 1%포인트 오르면 물가는 4분기부터 최대 1.33%까지 오를 수 있지만, 물가가 1%포인트 오를 경우엔 9분기부터 오히려 단위노동비용이 하락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보고서는 “올해 들어 임금과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현재까지는 임금·물가 간 연쇄 상승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한다”며 “임금·물가의 동시 상승은 코로나19 이후 상품과 노동시장에서 수요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던 반면 공급은 제약되고 있는 공통요인의 작용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고인플레이션 고착 시 실질임금 보전을 위한 임금인상 요구뿐만 아니라 고용 단계에서부터 임금을 물가에 연동시키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어 연쇄 상승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