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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터미네이터 탱크 등장’ 러시아 반격 총공세… 우크라 “휴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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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터미네이터 탱크 등장’ 러시아 반격 총공세… 우크라 “휴전 없다”

입력
2022.05.22 18: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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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 집중 공격
英 국방부 "러군 전략 무기 터미네이터 탱크 배치"
하르키우·오데사도 공격...美 400억 달러 추가 지원
우크라이나 "전쟁 멈추지 않을 것"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도시의 한 건물이 21일 처참하게 파괴돼 있다. 마리우폴=EPA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도시의 한 건물이 21일 처참하게 파괴돼 있다. 마리우폴=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 4개월째인 24일을 앞두고 고전 중인 러시아가 반격에 나서고 있다. 남부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한 데 이어 동부 돈바스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에 맞서 주요 무기고를 공격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미국인 963명을 영구 입국 금지하는 등 서방 제재에도 적극 맞대응하고 있다. 러시아의 계속된 공세에도 우크라이나는 “휴전은 없다”고 응수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마리우폴을 완전 점령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 내 루한스크주(州)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돈바스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며 “러시아군이 슬로비얀스크와 세베로도네츠크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마을은 돈바스 남북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세르하이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 사이의 다리를 파괴하면서 세베로도네츠크가 고립 위기에 처했다”며 “이날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1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러시아군의 다음 전술적 목표는 세베로도네츠크 장악”이라며 “세베로도네츠크 인근에 러시아군의 전략 무기인 ‘터미네이터’ 탱크를 배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거리가 최대 5㎞로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터미네이터는 상대측 탱크와 장갑차뿐 아니라 공격 헬기와 저공 비행 항공기 등도 격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돈바스 남부 도네츠크주에서도 최소 7명이 숨졌다.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거점 도시인 하르키우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수천 개의 건물이 무너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지역도 초토화됐다. 전날 하르키우 남부 로조바에서는 1,000여 개의 아파트와 11개의 학교가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됐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시설도 공격받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남부 오데사 인근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기지와 서부 지토미르 무기고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지토미르 무기고에는 미국과 유럽이 지원하는 군사장비가 비축돼 있다. 이번 공격은 전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400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의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루비즈네 외곽의 한 화학 공장이 17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져 내렸다. 루비즈네=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루비즈네 외곽의 한 화학 공장이 17일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무너져 내렸다. 루비즈네=타스 연합뉴스

러시아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미국인 963명의 입국을 영구히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별도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부 등 캐나다 국적 26명도 입국 금지 조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의 대러 추가 제재에 따른 대응조치라고 밝혔다. 미 CNN 등은 러시아가 지난 3월 바이든 대통령 등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어 이번 조치는 상징적 압박 성격이 크지만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 군인이 16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둘러보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한 군인이 16일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동남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둘러보고 있다. 마리우폴=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공세에도 우크라이나는 휴전은 없다고 일축했다. 미하일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전투를 중단하면 러시아는 무기와 병력을 키워 더 큰 규모의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휴전 협상은 지난달 이후 사실상 결렬 상태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전투도 이어지지만 오직 외교를 통해서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협상 재개를 위해서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투항 군인들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총 2,439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투항함으로써 마리우폴이 완전 해방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당국이 체포한 친러 성향의 야당 당수인 빅토르 메드베드추크와 투항 군인들을 맞교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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