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변신 영화 '범죄도시2' 18일 개봉
‘구찌보다 구씨’로 수식된다. 뭇 여성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대세라는 흔한 표현을 뛰어넘는 인기다. 배우 손석구는 JTBC 인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를 연기하며 2022년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됐다. 복은 한꺼번에 쏟아지는 걸까. 손석구 주연으로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는 벌써 극장가를 점령할 기세다. 손석구를 화상 인터뷰로 이날 오전 만났다. 그는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 촬영을 위해 필리핀에 머물고 있다.
손석구가 ‘범죄도시2’에서 맡은 역할은 악당 강해상이다. 웃음기가 전혀 없는 인물이다. 돈이라면 앞뒤 가리지 않는다. 조금만 마음 상해도 반드시 앙갚음한다. 깡패보다 더 깡패 같은 형사 마석도(마동석)가 대적해 볼 만한 악한이다. 강해상의 극악이 있기에 마석도의 정의 세우기 과정은 진한 쾌감을 준다.
손석구는 “‘범죄도시’(2017) 1편을 매우 좋아한다”고 했다. “케이블TV 등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 채널을 돌리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범죄도시2’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액션을 싫어해서다.” 이상용 감독의 열정이 마음을 돌렸다. “장편 데뷔하시는 분인데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니 열정이 대단하더라고요. 너무 뜨거워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강해상으로 변신하기 위해 체중을 10㎏ 불렸다. 위압적인 덩치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촬영 일정에 문제가 생겼다. 찌운 살이 빠졌다. 다시 몸무게를 늘려야 했다. 손석구는 “단백질 보충제를 많이 먹었더니 후유증으로 만성 피로를 지금도 느끼는 듯하다”고 했다.
강해상은 외형만으로도 소름을 빚는다. 살기가 깃든 눈, 무뚝뚝한 얼굴 등이 서늘하다. 옷은 주황색 계열을 즐긴다. 손석구가 의상감독에게 제안한 색깔이다. “주황색 옷을 입고 도로에서 순경에게 상해를 주는 장면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리라 생각했어요. 강해상은 무채색과는 어울리지 않거든요.” 이 감독은 강해상을 욕을 자주하는 인물로 설정했다. 손석구는 “욕을 자제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욕지거리보다 칼이 앞서는 강해상이기에 스크린에 더 냉기가 스민다. 손석구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지점이다.
‘나의 해방일지’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손석구는 국내에서 불고 있는 ‘구씨 열풍’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는 “댓글 등을 통해 감을 잡고 있으나 필리핀 촬영으로 바빠 어느 정도 반응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덕분에 “들뜨지 않고 늘 하던 거(연기) 할 수 있어서 좋다”고도 했다. 그는 “김석윤 감독님이 촬영 전부터 인생 캐릭터가 될 거라 하셨다”며 “제가 생각해도 인생 캐릭터가 될 듯하다”고 밝혔다.
손석구는 고정된 이미지가 없다. 또래 여성과 밀담을 주고받는 평범한 청년(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을 맡기도 했고, 앞뒤 셈 잘하는 냉정한 장교(드라마 ‘D.P.’)로 변신하기도 했다. 그는 “‘연애 빠진 로맨스’류가 아무래도 편하고 좋다”고 했다. “누군가를 해치는 것과 달리 연애는 누구나 하는 일”이고 “제 성격에도 맞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그는 “저는 잘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제 얼굴에 악랄한 면모가 있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