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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말보다 몸으로"... 대통령실이 설명하는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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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말보다 몸으로"... 대통령실이 설명하는 소통법

입력
2022.05.15 19: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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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광장시장을 찾아 빈대떡과 떡볶이 등을 포장 구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광장시장을 찾아 빈대떡과 떡볶이 등을 포장 구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을 '프리스타일'로 보냈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서 신발을 사고 재래시장 나들이에 나선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최소한의 경호 인력만 따라다닌 비공개 일정이었다.

대선후보 시절 '주 52시간제'에 회의적이었던 윤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공개한 데 대한 싸늘한 시선도 없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러나 15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권위를 내려놓고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동선과 행위 하나하나에 소통 의지가 담겨 있다"며 뒷얘기를 공개했다.

백화점 방문… "소비 진작도 몸으로"

윤 대통령은 14일 오후 김 여사와 함께 자택 가까이에 있는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점퍼에 검정색 면바지를 입은 가벼운 차림이었다.

부부가 향한 곳은 국내 중가 브랜드인 '바이네르' 신발 매장. 윤 대통령이 요즘 신고 다니는 신발이 산 지 3년 된 것이라 새 신발을 구입하기 위해 찾았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현직 대통령 부부가 주말에 비공식 일정으로 백화점 쇼핑을 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백화점에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셀카도 찍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시민들과 어울리고 소비하는 것 자체가 경기 진작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도 퇴근길에 마트를 찾아 장을 보며 시민들과 소통하고 물가 동향을 체크했다.

그런데 왜 시장이나 마트가 아닌 백화점이었을까. 이 관계자는 "대한민국 국민 중엔 시장에 가는 사람도 있고, 백화점에 가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을 찾아 신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주말인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백화점을 찾아 신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광장시장 단골집에서 발길 돌린 尹

윤 대통령 부부의 다음 행선지는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즐겨 찾던 단골 식당에서 녹두빈대떡, 칼국수에 막걸리 등을 곁들여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식당은 이미 만석이었다. 윤 대통령은 빈대떡과 떡볶이, 순대 등을 포장해서 집에서 먹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대통령이 방문한 식당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린 건 대통령 의전상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이 방문하는 장소는 며칠~몇 주 전부터 미리 섭외하고 경호 동선을 파악하는 게 관례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여느 시민과 다름없이 '휴일 맛집 줄서기'를 하려다 실패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와 달리 대통령의 일정을 연출하고 기획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는 서울 중구 남산골 한옥마을을 산책했다.

김건희 여사가 14일 서울 서초구 반포 한 백화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발 구매에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김건희 여사가 14일 서울 서초구 반포 한 백화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신발 구매에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자 제공


'말보다 몸으로'… 尹, 앞으로도 프리스타일?

취임 첫 주 윤 대통령이 강조한 업무 키워드는 '실천'과 '탈권위'라고 대통령실은 소개했다. 윤 대통령이 요즘 참모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보여주기식으로 일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에 '마포 김치찌개 회동'을 제안한 것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협치·소통을 내걸고 지극히 형식적인 대화를 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며 "윤 대통령은 회동 참석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떠 주면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연스러운 소통'을 이어 가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는 게 참모들의 전언이다.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는 김 여사와의 주말 나들이도 종종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휴일 일정엔 관여하지 않는다"며 "대통령 부부의 일상도 여느 부부와 다를 게 없는 만큼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호흡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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