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참모진·시민들과 소통 잇단 행보
용산 주민들 만나 "불편 없도록 하겠다" 배려
서초→여의도→용산 오가며 13개 일정 소화
"국민이 다함께 잘 사는 나라를 위해서 우리가 한번 신나게 일해봅시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과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본관에 들어서며 직원들을 향해 이같이 외쳤다. 구중궁궐 같은 청와대를 벗어나 대통령과 참모진이 수시로 토론하고 일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용산 집무실' 구상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른 시일 안에 우리가 일할 공간을 준비해서 오늘부터 같이 일을 하게 돼 기쁘다"며 "열심히 한번 일해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신나게 일하는' 용산 대통령 시대를 열어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거듭 내비친 것이다.
'용산 집무실=소통'... 참모진과 도시락 점심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처음 공개됐다. 기존 청와대 부지에 흩어져 있던 대통령 집무실과 각 수석실, 비서실, 기자실 등이 10층짜리 옛 국방부 청사 건물 한 동에 들어섰다. 미국 백악관 집무동인 웨스트윙처럼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회의실 등을 한곳에 모아 소통이 용이한 구조로 바꾼 것이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토론하고 일하는 공간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향후 대통령실 담장도 허물고 낮은 펜스만 설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내부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첫 공식 업무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에 서명한 뒤, 김대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과 취임식, 취임사에 대한 환담을 나눴다.
이후 집무실에서 전복죽으로 참모진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의 첫 오찬에는 당초 김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만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김용현 경호처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 수석비서관들이 모두 함께했다. 윤 대통령과 참모진 모두 재킷을 벗고 편한 옷차림이었다.
걸어서 출근하며 주민 만나... "불편 없도록 하겠다"
용산 시대를 연 취지가 '소통하는 대통령'이었던 만큼 윤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에도 주력했다. 취임식 참석에 앞서 서초동 자택에서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할 때부터 자택 앞에 모인 이웃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감사 인사를 건네고 주먹 인사를 했다. 김건희 여사도 시민들의 환호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취재진을 향해 함께 포즈를 취해 보이기도 했다.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용산으로 이동, 삼각지역에서부터 대통령실 정문까지 걸어서 출근했다. 구 국방부 청사 인근 경로당에 들러 용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동네에 관공서가 더 들어왔다고 복잡하지 않게, 더 발전할 수 있게 하겠다"며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인근 어린이집 원생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는 원생들로부터 편지를 전달받은 후 "어린이를 위해 열심히 일할게, 할아버지가"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서초동→국회→용산→국회→용산... 첫날 13개 일정 강행군
윤 대통령은 총 13차례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숨가쁜 취임 첫날을 보냈다. 0시 용산 집무실 지하벙커에서 군의 전화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전 10시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했다. 이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과 경축연회,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된 해외 경축사절 접견, 신라호텔에서 열린 외빈 초청 만찬까지 강행군을 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5부 요인이 참석한 경축연회에서 "오늘은 저 윤석열이라는 개인의 정치적 승리의 날도 아니고, 제가 몸담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의 승리의 날도 아니다"라며 "우리가 평화적으로 다시 한번 정권 교체를 이룩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며 화합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향후 한 달 정도 서초동 자택에서 집무실까지 7km 거리를 출퇴근한다. 새 대통령 관저로 사용할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 리모델링은 이르면 이달 말 마무리된다. 다만 새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실까지 이동거리는 3.2km로, 경호와 교통 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이 가중된다면 용산 집무실 인근에 관저를 신축해 이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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