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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경기도민 아니냐"... 수원 군공항 이전 공약에 화성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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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경기도민 아니냐"... 수원 군공항 이전 공약에 화성 뿔났다

입력
2022.05.10 04:00
수정
2022.05.10 08:5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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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김은혜 모두 수원 군공항 이전 추진
반대 주민 "화성으로 옮기는 것 기정사실화"

수원 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연대 회원들이 2020년 11월16일 국회 앞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수원 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연대 회원들이 2020년 11월16일 국회 앞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우리 화성 사람들은 경기도민이 아니란 말입니까?”

6.1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화성시민들이 단단히 뿔났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김동연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수원시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화성시로의 공항 이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 했다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 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연대와 이전 후보예정지로 거론되는 지역 거주민들은 김동연·김은혜 후보의 최근 수원 군공항 이전 관련 발언에 반발하며 이전 계획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김동연 후보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수원 군공항과 성남 서울공항을 동시 이전해 규모를 키워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을 만들겠다”며 “경기국제공항에 경항공기 전용 활주로를 놓아 화성시 궁평항의 요트장, 화성시 국제테마파크와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공항 터에는 뉴욕 센트럴파크를 능가하는 휴식 공간을 만들어 그동안 희생을 감내한 수원·성남시민께 환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혜 후보도 지난달 29일 ‘경기도 9대 비전’을 발표하면서 “수원 군공항이 이전돼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하다”면서 “당선 즉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무총리 산하 군 공항 이전 및 국제공항 설치 TF 신설을 강력히 건의하고 경기도청에 추진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수원비행장에 착륙중인 전투기 뒤쪽으로 수원시내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비행장에 착륙중인 전투기 뒤쪽으로 수원시내 아파트단지가 보이고 있다. 수원시 제공

구체적 방안엔 차이가 있지만, 당선 유력 후보가 모두 수원 군공항 이전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고 한목소리를 낸 셈이다. 그러나 범시민연대 등은 현 단계에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화성시에 새로운 공항을 세우겠다는 얘기와 진배없다고 해석한다.

실제 국방부는 2017년 2월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해안 지역인 화옹지구를 선정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수원시는 2019년 초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한 ‘경기남부국제공항’ 조성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국토부는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이후 이전 후보지인 화성시를 뺀 수원시와 정치권은 ‘수원 군공항 이전’ 사업이 아니라 ‘민·군 통합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로 명칭을 바꿔 사용하고 있다. 범시민연대 측은 이런 모호한 명칭을 만든 것 자체가 공항 이전의 당위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홍진선 수원군공항 이전 주민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누구는 경항공 활주로를 건설하겠다고 하고 누구는 국제공항TF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화성시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며 “화성시민은 수원이 짠 프레임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만규 매향리주민대책위원장도 “주민들은 전투기든 민간항공기든 항공기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50년 만에 되찾은 평화로운 마을에 또 항공기를 띄운다는 건 매향리 주민 나아가 화성시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화성 화옹지구) 주변지역 개발구상(안). 수원시 제공

수원 군공항 예비이전후보지(화성 화옹지구) 주변지역 개발구상(안). 수원시 제공

이에 대해 김은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수원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맞지만 (이전후보지로) 화성을 공식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전 후보지는 경기도민 전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한 뒤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연 후보 측은 6차례 통화와 3차례 문자 요청에 별다른 입장을 내 놓지 않았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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