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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과시한 트럼프… '돌풍'에 바이든은 대결구도로 지지층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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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재' 과시한 트럼프… '돌풍'에 바이든은 대결구도로 지지층 결집

입력
2022.05.05 08:27
수정
2022.05.05 18: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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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지지한 당 경선 후보 22명 경선 승리
폭스뉴스 “공화당 내 여전한 영향력 입증했다”
바이든, 트럼프 지지층 겨냥 “극단적 정치 조직”

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행사에서 한 지지자가 '미국을 구하라'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3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 행사에서 한 지지자가 '미국을 구하라'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있다. 신시내티=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경선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일제히 승리를 거뒀다. 당내 그의 영향력이 여전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재’ 과시에 마음이 조급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의 열성적 지지층을 향해 ‘극단적 정치 조직’이라 직격탄을 날리며 날을 세웠다.

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인디애나주(州)와 오하이오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를 선언한 후보 22명 전원이 모두 승리를 거머쥐었다. 특히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 후보를 선출하는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효과’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 이곳에서는 벤처 투자자 겸 정치 평론가인 JD 밴스가 오하이오주 전 재무장관과 공화당 주 위원장 등 6명의 쟁쟁한 후보를 꺾고 최종 후보 자리를 꿰찼다. 37세의 정치 신인인 그는 3월까지만 해도 3위로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 지지 선언 이후 일약 선두로 뛰어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 언론들은 2024년 대통령 선거 재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놀라운 ‘싹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2-0, 모든 레이스에서 이겼다”면서 “모두에게 대단한 승리였지만 무엇보다 공화당을 위해 기쁘다. 공화당은 훌륭한 후보들을 갖게 됐고 오는 11월 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텍사스주 예비선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후보들이 모두 승리하며 ‘트럼프 돌풍’을 예고했다.

다음 예비선거 일정은 오는 10일 네브래스카와 웨스트버지니아로 이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브래스카 주지사 선거에 나선 영농기업인 찰스 허브스터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지난 1일 네브래스카주 그린우드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지원 유세를 펼쳤다. 오는 17일에는 아이다호ㆍ켄터키ㆍ노스캐롤라이나ㆍ오리건ㆍ펜실베이니아 등에서 예비선거가 열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17일)와 조지아주(24일)의 예비선거를 주목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양자컴퓨팅 등 차세대 기술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민주당인 바이든 대통령도 발언 수위를 높이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자신의 취임 이후 연방정부 재정 적자가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역설했다. 또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이 중산층 증세 및 사회보장 지출 축소를 위한 법안을 제시했다면서 이를 ‘극단적 마가(MAGA) 어젠다’이자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말의 줄임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때 제시한 슬로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례를 파기하는 연방대법원의 판결문 다수의견 초안이 보도된 데 대해 “다음 공격 대상은 무엇일까”라고 반문하며 “마가(MAGA) 군중은 진정 미국 역사에 존재한 가장 극단적인 정치 조직”이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친(親) 트럼프 조직을 겨냥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셈이다. 40여 년 만의 최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해 중간선거 전망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실책을 부각해 대결 구도를 만들고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연설에 대해 “종종 통합의 메시지를 우선시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평소 언사에서 매우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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