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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선제타격' 선언 후 첫 미사일 발사… '고강도 도발'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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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선제타격' 선언 후 첫 미사일 발사… '고강도 도발' 신호탄?

입력
2022.05.05 00: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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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발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18일 만에 군사 도발을 재개했다.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언제든지 핵을 쓸 수 있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선제타격’ 발언 후 첫 무력시위다. 이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10일)과 한미정상회담(21일) 등 남측의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고강도 도발’을 알리는 신호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ICBM 화성-15형 다시 쐈나

합동참모본부는 “낮 12시 3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한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470㎞, 고도는 780㎞, 최고 속도는 마하 11(초속 3.7㎞)로 각각 탐지됐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쏜 순안 일대는 3월 24일 미 본토에 닿을 ICBM을 발사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정점고도는 6,200㎞ 이상, 사거리는 약 1,080㎞로 정상각도 발사 시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1만5,000㎞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추산됐다. 정보당국은 미사일의 정체를 성능이 검증된 ICBM인 화성-15형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5형의 연료량을 줄이고 비행거리와 고도를 최대치보다 낮춰 시험했을 가능성이다. 신형 ICBM인 화성-17형은 3월 16일 시험발사 당시 공중 폭발해 아직 추가 테스트를 하기엔 위험성이 크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미사일과 관련, “ICBM일 수도 있고, 그보다 사거리가 좀 짧은 것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번에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해 ICBM을 쏴놓고 정찰위성으로 포장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북한은 앞서 2월 27일, 3월 5일에도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를 활용한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린 뒤 정찰위성 성능 점검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강도 도발' 향해 페달 밟는 北

류샤오밍(왼쪽)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류샤오밍(왼쪽)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4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북한의 도발 재개는 사실 예고된 수순이었다. 새 정부 출범, 한미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이 포진한 5월이 군사행동의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핵무기의 선제적 사용까지 공언한 터라 핵실험 등 도발 수위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게 분명하다.

특히 북한이 윤 당선인 취임 엿새를 앞두고 미사일을 다시 쏜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차기 정부에 ‘강경 대북정책은 보복 조치만 부른다’는 경고 메시지를 확실히 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군사대응을 총괄하는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날짜를 고른 것 역시 다분히 의도적이다.

이날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사진을 담은 화보 발간 소식을 전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의 보도에서도 노림수가 묻어난다. 그간 북한 당국은 각종 선전물에서 김 위원장의 외교활동 사진만 활용했는데, 문 대통령 퇴임에 맞춰 돌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북한 전문가들은 남측 신구 권력을 향해 이중적 메시지를 발신해 차기 정부를 길들이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북한은 핵무력 시간표에 근거해 고강도 도발의 ‘디데이’를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 중에도 중국 눈치를 보지 않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더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핵ㆍ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 재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靑·인수위, 한목소리 北 '규탄'

북한이 무력시위에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정부도 대응책 마련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모처럼 한목소리로 ‘규탄’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확고하게 대응하겠다”고 했고, 인수위는 “보다 근본적인 억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ㆍ일본 북핵수석대표와 오찬 및 유선 협의를 통해 빈틈없는 공조를 약속했다. 최종건 1차관도 류 대표에게 중국이 나서 북한을 대화 무대로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승임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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