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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점령지 강제병합 시도… “루블화·주민투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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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 점령지 강제병합 시도… “루블화·주민투표 시행”

입력
2022.04.28 21:05
수정
2022.04.28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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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 반군 점령 지역서 내달 주민투표
헤르손도 자치국 설립·루블화 사용 추진

지난 3월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주민들이 러시아 점령에 반대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 헤르손=AP 뉴시스

지난 3월 7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 주민들이 러시아 점령에 반대하며 시위를 하는 모습. 헤르손=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ㆍ남부 점령지를 강제 병합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친러시아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에서는 루블화 사용 계획까지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던 때와 똑같은 수순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러시아 인터넷 언론매체 메두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당초 이달 말 주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돈바스 공세 실패로 일정이 미뤄졌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크렘린궁 관계자는 투표일이 다음달 14, 15일로 잡혔다며 구체적 날짜도 언급했다.

DPR과 LPR은 러시아를 등에 업고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내전을 벌여 왔다. 국제사회에서는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DPR과 LPR 독립을 일방적으로 승인했다. 전쟁 목표도 돈바스 완전 점령에 두고,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헤르손에서도 자치국 설립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명은 ’헤르손인민공화국’이라고 한다. 크림반도 북쪽에 인접한 헤르손은 러시아군의 서남부 진격에 발판이 될 수 있는 요충지라 개전 초기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고, 지난달 3일 러시아군에 넘어갔다. 러시아는 최근 헤르손 행정기관과 시의회에 친러시아 인사들을 임명하면서 통제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나아가 러시아는 헤르손에서 통화를 루블화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헤르손은 5월 1일부터 루블화를 사용한다”며 “러시아 화폐와 우크라이나 화폐를 혼용하는 4개월 과도기를 거친 뒤 루블화로 완전히 전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르손에서는 이미 러시아 방송도 전파를 타고 있다.

러시아에 맞서 시위를 벌이며 저항해 온 헤르손 주민들은 강제 병합 가능성이 제기되자 목숨 건 탈출에 나서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헤르손 주민들은 러시아군 지지를 거부했다”며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인근 도시 크리브리흐에서 헤르손 주민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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