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EET 필수' 차의과대 의전원 나란히 지원
그해 응시일 20여 일 전 경북대병원 봉사 기록
"어렵고 중요한 시험인데… 시험 목전 봉사 의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 편입 당시 제출한 자원봉사 활동 경력을 두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아버지인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으로 재직할 때 이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경력을 제출했는데, 봉사 기간은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DEET) 응시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때였다. M·DEET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진학 및 의대 편입 준비생에게 중요한 시험이라, 두 사람이 이 시기에 시험 준비가 아닌 다른 활동을 했다면 상식적이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정 후보자 자녀 연도별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응시 여부' 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 자녀들은 2016년에 차의과대학 의전원 입시에 나란히 지원했다. 당시 이 학교 모집요강에 따르면, 그해 M·DEET를 보고 공식 성적을 취득해야 지원할 수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M·DEET를 치렀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 측은 그동안 자녀의 M·DEET 응시 여부에 대해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답하지 않았다.
정 후보자 딸은 2016년, 아들은 2017년에 각각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에 지원해 합격하는 과정에서 경북대병원 봉사활동 경력을 제출했다. 2016년 7월 25일부터 29일까지 하루 7시간씩 총 35시간 동안 병동에서 일했다는 내용이다. 그해 M·DEET가 8월 21일에 치러진 점을 감안하면, 시험을 20여 일 앞두고 병원에 닷새간 출석하며 봉사활동을 했다는 얘기다.
입시 전문가와 의대 편입생들은 M·DEET의 중요도와 난도를 감안할 때 시험 목전에 여러 날에 걸쳐 가외 활동을 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전원 입시를 준비한다면 M·DEET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여기에 올인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의대 편입만 준비했다면 모를까, 시험을 앞두고 누가 봉사를 하러 갈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대에 편입한 학생은 "M·DEET는 어려운 시험이라 준비할 게 많다"며 "시험을 대충 치려고 한 게 아니라면 시험 직전 봉사활동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 편입생은 "의사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보통 방학 기간에 학원에서 M·DEET 관련 커리큘럼을 수강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정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대단히 죄송하다"면서도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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