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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마리우폴 제철소 철수, 유엔 관여” 약속? 여전히 무차별 폭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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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마리우폴 제철소 철수, 유엔 관여” 약속? 여전히 무차별 폭격 중

입력
2022.04.27 15:36
수정
2022.04.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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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중단" 푸틴 주장과 달리 러군 제철소 계속 폭격
인도주의 대피로에 포격…세번째 집단매장지도 발견
푸틴 "크림반도·돈바스 내놓아야 협상" 주장 되풀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에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에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관여하는 것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 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제철소 인근에서 휴전과 인도주의 대피로 개설 협의를 위한 특별회담을 열자는 우크라이나 측 제안은 거절했고, 제철소에 대한 폭격도 멈추지 않았다. 마리우폴에선 거대한 집단 매장지가 또 발견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마리우폴을 비롯한 교전 지역 민간인 철수와 인도주의 원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아조우스탈 제철소 민간인 대피에 관여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세부사항에 관한 후속 논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러시아 국방부가 맡기로 했다.

현재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선 우크라이나군 2,000명과 민간인 1,000명이 고립된 채 최후 항전을 벌이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마리우폴에 남은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인도주의 접촉 그룹 설립과 국제적십자위원회의 구체적 노력이 현지에서 가능한 한 빨리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약속을 선뜻 신뢰하기는 어렵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완전히 포위됐고 그곳에서 전투는 끝났다”는 푸틴 대통령 주장과 달리 러시아군은 여전히 제철소를 무차별 폭격하고 있다. 페트로 안드리우셴코 마리우폴 시장 고문은 지난 24시간 동안 제철소가 35차례 공습을 당했고, 폭격으로 붕괴된 지하 시설에 주민들이 매몰돼 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군이 전날 제철소에서 인도주의 대피로가 열렸다고 확성기로 안내한 직후 대피로 시작 지점에 포탄을 쐈다며 “러시아군이 함정을 팠다”고 분노했다.

러시아군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남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거점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24일 촬영한 위성사진. 플래닛랩스 제공

러시아군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남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 거점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24일 촬영한 위성사진. 플래닛랩스 제공

마리우폴에선 만후시 마을과 비노라네드 마을에 이어 세 번째 집단 매장지가 확인됐다. 미국 민간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을 보면, 마리우폴에서 8㎞ 떨어진 스타리크림 마을에 지난달 24일 이후 60~70m 길이 매장용 구덩이가 나타났고, 한 달 만에 그 규모가 200m 이상으로 3배가량 커졌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러시아군이 식량 배급을 대가로 지역 주민들을 시신 매장 작업에 동원했다”고 비난했다.

마리우폴 전체를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어 놓고도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진행 중이며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구테흐스 총장에게 항변했다. 친러시아 지역인 크림반도와 돈바스 영토 문제 해결 없이는 안보 협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불법적으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을 병합하겠다는 야욕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또 ‘부차 학살’은 러시아와 무관하다는 억지 주장도 늘어놨다. 두 정상 간 견해 차이는 마주 앉은 6m 초대형 테이블 길이만큼이나 멀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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