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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팜유 수출중단 결정에... 엎친 데 덮친 자영업자들 "안 오르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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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 팜유 수출중단 결정에... 엎친 데 덮친 자영업자들 "안 오르는 게 없다"

입력
2022.04.24 19:30
수정
2022.04.24 19:4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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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 주로 사용하는 라면·제과업계 '비상'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도 부담
이미 식용유 가격, 또 오를 가능성 높아
일부에선 사재기 움직임도 포착

1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뉴스1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이달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의 수출 금지에 나선다. 팜유 국제가격 급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빚어진 자국 내 식용유 파동 및 가격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국제 식용유 가격 폭등과 더불어 식료품 물가 상승까지 점쳐지면서 외식업 및 식품업계의 부담도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부터 외식비까지 오르면서 소비자 밥상물가에도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 업소용 식용유 가격이 2,000~5,000원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 22일 "식용유와 식용유의 원료물질 수출을 28일부터 추후 고지할 때까지 금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데 따른 연쇄효과다.

이에 따른 여파도 상당할 조짐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팜유 수입량은 1만8,856톤(t)으로, 직전 5년 평균 대비 49.5%가량 늘었다. 이 중 60%는 인도네시아에서 반입된다. 우리나라에서 팜유는 라면과 과자 등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지만, 팜유가 부족해지면 수요가 대두유나 카놀라유 등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전체 식용유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이미 식용유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이날 사조대림 해표 식용유 18리터(L) 최저가는 5만5,200원으로, 지난해 5월(4만550원)에 비해 36.1%나 올랐다. 롯데푸드 콩식용유(37.2%), 오뚜기 식용유(42.9%), CJ제일제당 백설 콩기름(41.3%) 등도 비슷한 수준의 오름세다. 세계 최대 대두 생산국가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이상기후가 덮쳐 생산량이 급감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고질적인 공급망 문제도 악재였다. 심지어 유채·해바라기씨 생산량 1위 국가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식용유 가격은 매월 오르고 있다.

3일 오후 서울 시내 전통시장 내 분식집에서 튀김을 튀기는 모습. 뉴시스

3일 오후 서울 시내 전통시장 내 분식집에서 튀김을 튀기는 모습. 뉴시스

당장, 치킨이나 돈가스 등 튀김류 메뉴를 주로 취급하는 가게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가격 인상 소식에 식용유를 대량 구매하려는 점주들로, 시중에선 벌써부터 물량 부족의 기미도 보이고 있다. 대전에서 돈가스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한 통에 2만 원대 후반에 들여왔던 식용유가 지난해 이후 빠른 속도로 오르더니, 최근엔 거래처에서 5만5,000원까지 불러 깜짝 놀랐다"며 "식자재 공급 거래처에서 조만간 6만 원대까지 오른다고 전해 와서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그나마 (수거해 가는) 폐유 가격도 올라 어느 정도 보전이 되긴 하지만, 인상폭이 너무 커서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식용유 가격 인상에 국한된 게 아니란 점이다. 전 세계적 곡물·비룟값 폭등으로 밀가루, 설탕부터 곡물을 사료로 사용하는 돼지, 소, 닭 가격까지 눈에 띄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지난해 초 한 번 가격을 올리고 10월에 다시 인상했는데, 계속된 물가 인상에 배달료 폭등으로 마진이 10%도 되지 않는다"며 "코로나19가 터졌을 때도 버텨냈는데, 지금이 최대 위기"라고 푸념했다.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이후 찾아온 대규모 인플레이션에 이상기후, 전쟁까지 복합적 요인이 겹쳐지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제과·제빵 식품업체들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대대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하반기에 또다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며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가격 전망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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