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450㎜ 폭우 쏟아져....주택 6,000채 파손
교통·통신 마비…최대 항구 '더반항' 운영 중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콰줄루나탈주(州)에 폭우가 쏟아져 300여 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기록적인 폭우에 홍수와 산사태가 이어지면서 피해를 키웠고, 교통·통신 등 인프라도 마비됐다.
13일(현지시간) 콰줄루나탈주정부 재난관리부는 11일부터 내린 비로 이날 기준 주 전역에서 숨진 사람이 306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전에는 259명이라고 밝혔지만, 실종자가 많아 집계된 사망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콰줄루나탈주 더반광역시에는 48시간 동안 연간 강수량(1,009㎜)의 절반에 육박하는 450㎜의 비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까지도 비가 이어지며 인근 이스턴 케이프주(州)에도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지역 소방당국에 따르면 홍수와 산사태로 주택 6,000여 채가 파손되면서 인명 피해를 키웠다. AFP통신은 이번 폭풍우가 남아공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248개에 달하는 학교가 파괴돼 휴교령이 내려졌고,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900개 이상의 휴대전화 송신탑이 작동을 멈춰 통신도 고르지 않은 상태다. 콰줄루나탈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125명 중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 최대 항구인 더반항은 시 외곽을 잇는 고속도로가 유실돼 물품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11일 운영을 중단했다가 13일 밤부터 일부 운영을 재개했다. 더반시 파인타운에 사는 트레이시 거벤더는 "홍수로 집 벽과 진입로가 무너져 도로로 쏟아져 내렸다"며 "이웃집의 자동차 두 대는 산사태에 휩쓸려 가버렸다"고 전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피해 지역을 방문해 가족을 잃은 수재민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에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재해는 기후변화 때문에 벌어졌다. 더는 기후변화 대응을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며 콰줄루나탈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남아공 남부에선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메리 갤빈 요하네스버그대 개발과 교수는 "2017년엔 극심한 폭풍우가, 2019년엔 폭우와 홍수가 덮쳤는데, 현재는 이전의 모든 기록을 뛰어넘었다"며 "기후변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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