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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푸틴의 오판, 우크라의 독창성 겹친 전쟁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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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푸틴의 오판, 우크라의 독창성 겹친 전쟁 장기화

입력
2022.04.13 18:20
수정
2022.04.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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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멀리하는,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지도자
“측근과만 논의해 침공 결정, 우크라 정세 파악 실패”
우크라군, ‘요가 매트’로 러시아 열화상 드론 무력화
우크라인, 스마트폰 챗봇에 러시아군 좌표 수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을 통해 안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을 통해 안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0일이 넘도록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고립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를 오판한 채 오만한 결정을 내린 결과란 지적이다. 결사항전에서 보여준 우크라이나인의 독창성이 푸틴 대통령의 예상과 달리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이 6주 차에 접어들었다며, 푸틴 대통령의 오판을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속전속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중심의 우크라이나 정권을 퇴진시키면 우크라이나에서 친러시아 감정이 쏟아질 것이라 판단하고 침공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쟁은 푸틴 대통령의 예측과 반대로 진행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대의 강한 저항에 부딪쳤다. 결국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철수해 돈바스 등 동부지역과 마리우폴 등 남부 전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플랜 B’로 갈아탄 셈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유럽정책분석센터 최고경영자 알리나 폴리아코바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라 생각하며 연구를 게을리한 결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다”며 “모스크바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인함과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 의지에 대해 완전히 오판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오판은 그의 고립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스마트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인터넷 접속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지도자인 셈이다. 우크라이나의 여론은 물론 정세 파악에 어둡고 느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는 ‘황제의 식탁에 나쁜 소식을 가져오지 않는 고문들'에게 둘러싸여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독창성 있는 저항도 예상 밖 장기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우크라이나군은 ‘요가 매트’(karemats)라고 부르는 폼 매트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기도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러시아군이 띄운 열화상 드론이 인체의 열을 감지하는 것을 이 매트가 방지해 공격 목표가 되는 것을 차단했다고 한다. 덕분에 미국과 영국이 공급한 대전차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군은 매복해 있다가 러시아군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이 키이우 외곽의 숲 지대에 조성한 참호와 방공호의 미사일 요격 시스템도 러시아군의 속전속결을 막는 데 한몫했다고 FT는 평가했다. 지형지물을 잘 활용한 독창적 전술로, 러시아군 전투기와 미사일을 격추해 키이우 함락을 막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온라인 활약도 러시아군에 큰 장애물이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챗봇(채팅 로봇)인 ‘스톱 러시안 워(STOP Russian War)’에 러시아군의 위치를 수시로 올렸다. 이를 통해 러시아군의 좌표를 확보한 우크라이나군은 정밀 타격을 가할 수 있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정부 포털 애플리케이션(앱)에도 이 같은 챗봇을 도입, 군사작전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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