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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스마트폰 없이 산다면?”...M세대 예능 감독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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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스마트폰 없이 산다면?”...M세대 예능 감독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입력
2022.04.13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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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 이은정 PD
Z세대의 36시간 아날로그 여행기 그려
"스마트폰 없는 하루 어때요?"

지난 6일 종영한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를 연출한 이은정 PD. 이 PD는 80년대 끝자락에 태어난 M세대다. Mnet 제공

지난 6일 종영한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를 연출한 이은정 PD. 이 PD는 80년대 끝자락에 태어난 M세대다. Mnet 제공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스마트폰 없이 산다면 어떨까. 지난 6일 종영한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상상은 현실이 됐다. 'Zㅏ때~'를 연출한 이은정 PD는 80년대 끝자락에 태어난 M세대다. 이 PD는 아날로그 시대를 경험한 본인과 달리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가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해 Z세대 출연진 6인에게서 스마트폰을 뺏게 됐다.

11일 서면으로 만난 이 PD는 "'요즘 스마트폰 없이 산다는 게 가능할까', '그 주체가 Z세대라면 어떤 반응일까' 궁금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 PD의 입봉작인 'Zㅏ때~'에는 MBC '아빠! 어디가?' 윤후와 준수, Mnet '스트릿 댄스 걸스 파이터' 댄서 조나인과 박혜림, 방송인 조나단과 래퍼 래원이 출연했다. 모두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진짜' Z세대다.

스마트폰 뺏긴 Z세대, 좌충우돌 아날로그 여행기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윤후와 준수가 스마트폰 없이 텐트 치기에 도전하고 있다. 티빙 캡처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윤후와 준수가 스마트폰 없이 텐트 치기에 도전하고 있다. 티빙 캡처

'Zㅏ때~' 출연진은 팀별로 떠난 36시간의 아날로그 여행에서 매 순간 좌충우돌이다. 윤후와 준수는 숙소를 찾아가는 것부터 난관이다. 불 피우기, 텐트 치기 등도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수 없으니 시행착오를 겪으며 해결한다. 택시 호출 앱에 익숙한 조나단과 래원은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잡기조차 쉽지 않다.

출연진은 방역패스 인증, 온라인 사전예매 등 스마트폰이 필요한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설정한 건 아니다. 이 PD는 "스마트폰이 없다면 불편한 지금 우리 사회의 단면을 비춘 것뿐"이라며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우리 사회가 스마트폰을 가지지 못한 사람(혹은 자유자재로 쓰지 못하는 사람)을 배제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 PD는 스마트폰 없이 20년 넘게 살아 본 사람으로서 기획할 때만 해도 ‘조금 불편한 정도겠지’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촬영하며 생각보다 스마트폰 없이 할 수 없는 일이 많아 꽤 놀랐고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걸 피부로 느꼈죠."

기성세대와 뭐가 다를까?...Z세대 이해할 수 있는 계기 되길

'Zㅏ때~'는 스마트폰 없이 사는 Z세대를 관찰하는 걸 넘어 이들을 이해하도록 한다. 이 PD는 출연진 중 가장 어린 준수에게서 본 Z세대의 모습을 언급했다. "방송에는 나가지 않았지만, 준수는 자신과 친구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앱을 사용하더라고요. 자신의 정보를 거리낌 없이 공유하는 개방성에 놀랐습니다. 또 카카오톡 대신 상대방이 답변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주로 쓴다고 해요."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래원이 스마트폰 없이 36시간 동안 살면서 느낀 감정을 전하고 있다. 티빙 캡처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래원이 스마트폰 없이 36시간 동안 살면서 느낀 감정을 전하고 있다. 티빙 캡처

Z세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위해 제작진은 스마트폰을 뺏고 돌려줄 때를 제외하곤 개입을 최소화했다. 반전은 36시간이 지나고 스마트폰을 받은 Z세대의 반응이다. "전 이거 없어도 돼요"(래원), "막상 받으니까 별거 없어"(조나단), "모두가 스마트폰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조나인) 등. 이런 반응에 이 PD는 "스마트폰을 떼어놓고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Z세대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365일, 24시간 지니고 다니면서부터 나를 판단하는 기준이 내가 아닌 남에게 넘어가기 쉬워진 것 같아요. 나를 찾는 연락이 많이 와야, 내가 올린 글에 '좋아요'와 댓글이 많이 달려야 중요한 사람으로 판단되듯이오. 그런 사고방식이 Z세대에게는 더 익숙할 테고요."

"스마트폰과 떨어져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 가지길"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조나단과 래원이 남산에 올라 고 김현식의 대표곡 '내 사랑 내 곁에'를 카세트로 듣고 있다. 티빙 캡처

Z세대의 아날로그 여행기를 그린 Mnet 예능 'Zㅏ때는 말이야'에서 조나단과 래원이 남산에 올라 고 김현식의 대표곡 '내 사랑 내 곁에'를 카세트로 듣고 있다. 티빙 캡처

스마트폰 없는 36시간 동안 출연진은 동묘에서 산 중고 카세트로 고 김현식의 대표곡 '내 사랑 내 곁에'를 들으며 낭만을 누리고, 눈앞의 자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PD는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도 스마트폰과 조금 떨어져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저도 기획하면서 스마트폰 없이 하루를 보내본 적이 있어요. 가장 신경 쓰였던 건 급한 연락이 와있을 것 같다는 불안함이었는데, 막상 확인했을 때 촌각을 다투는 중요한 건 없었어요. 마치 내가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뭔가 허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에게 중요한 연락이 와있지 않아도 저는 제게 가장 중요한 존재거든요. 삶의 키는 나 자신에게 쥐여주어야 합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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