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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대전투’ 시… 서방 무기도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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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동부 ‘대전투’ 시… 서방 무기도 방어에서 ‘공격’으로 전환

입력
2022.04.08 04:30
수정
2022.04.0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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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드론·레이저 유도 로켓·탱크 등 공격무기 투입
군사전문가 "공격 무기 전환이 향후 전세 역전 결정"
러군 병력 손실… "우크라군 반격 시도해볼 만" 평가

6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6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세베로도네츠크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동부 돈바스에 ‘대전투’가 임박하면서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러시아는 병력 보충 및 재편성에 착수했고,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서방은 방어용 무기뿐 아니라 한층 치명적인 ‘공격용’ 무기들을 새로운 지원 목록에 추가했다. 러시아군 격퇴까지 염두에 두고 수세에서 공세로 전략을 변경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앞서 지원을 약속했던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100대를 선적했으며 곧 우크라이나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리는 스위치블레이드 드론은 탄두를 장작하고 목표물에 직접 충돌해 폭발하는, 매우 강력한 살상 무기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드론 사용법을 훈련해 왔다”며 “이들이 곧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다른 군인들을 훈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지원 목록에는 차세대 레이저 유도 로켓 시스템 ‘APKWS 로켓’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무인기와 전투기에 탑재되지만 지상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닉 레이놀즈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 지상전 전문가는 “이 무기들은 러시아군 지휘본부, 전자전 차량, 포병, 방공 시스템을 깊숙이 타격하는 데 효과적”이라며 “돈바스 전투를 앞둔 우크라이나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체코는 최근 구소련제 T-72 탱크 10여 대와 보병전투차량, 곡사포 등을 비밀리에 지원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보낸 나라는 체코가 처음이다. 그간 서방이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 위험을 이유로 공격용 무기 공급을 꺼렸다는 점에서 체코의 전차 지원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산 에이브럼스 탱크 250대 구매 계약을 맺은 폴란드가 기존 보유 전차 100대 이상을 지원할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필 오스본 전 영국 국방정보국장은 “서방이 공격용 무기로 얼마나 많이 전환하느냐가 향후 전쟁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중앙역 플랫폼에서 지난 5일 주민들이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세가 임박하자 해당 지역 주민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크라마토르스크=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중앙역 플랫폼에서 지난 5일 주민들이 피란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세가 임박하자 해당 지역 주민에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크라마토르스크=AFP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도 7일 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강화하고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대전차ㆍ대공 무기 공급에 주력했던 데서 한발 나아가 러시아를 몰아내기 위한 무기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동맹국들은 러시아 통제에서 벗어난 부차와 다른 도시에서 목격한 끔찍한 민간인 살해를 규탄했다”며 “우리는 용감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돕기 위해 지금, 또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날 회의 전 “나의 의제는 매우 간단하다. 3개 사항뿐이다. 그것은 무기, 무기, 그리고 무기”라면서 나토에 추가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무기 강화ㆍ지원 확대가 돈바스 전장에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공격 무기 투입이 푸틴 대통령을 자극해 파멸적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고, 서방 국가를 전쟁에 더 깊이 끌어들여 사실상 3차 세계대전으로 번질 위험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을 시도해 볼 만하다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 투입된 병력 4분의 1을 상실한 데다 신규 징집병과 재입대 예비역이 훈련을 거쳐 전장에 배치되려면 최소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키이우 수호와 군수품 보급망 유지를 위해 당장 키이우 인근 병력 전부를 재배치하긴 어렵다”면서도 “일부 부대를 러시아보다 먼저 동부 전선으로 이동시킬 수만 있다면 바로 지금이 반격을 가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군당국도 이전보다 한층 낙관적이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집중하고 있는 동부와 남부에서 공세가 강화될 수 있다”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데서 입증됐듯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틀림없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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