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운행시간 연장 계획 없어"
손실 누적·야간 이용객 감소 이유로 들어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되면, 대중교통 운행 시간도 다시 연장되는 건가요? 매출 회복에 중요한 요소거든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식주점 실장 김모(45)씨
지난 4일 사회적 거리두기 추가 완화로 식당, 주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이 자정으로 연장되면서 심야 대중교통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2주간의 완화 기간에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세를 보이면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심야 모임 부활과 더불어 지하철·버스 야간 운행도 본격화할 거란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에 호응해 지난 5일 심야시간대(오후 11시~다음 날 오전 6시) 시내를 운행하는 '올빼미버스' 노선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은 9개 노선에서 72대가 운행되고 있는 것을, 이달 18일과 다음 달 1일에 걸쳐 14개 노선 100대로 증편하겠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다음 관심사는 서울 지하철 심야 운행 재개 여부다. 2년 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다음 날 오전 1시'에서 '당일 자정'으로 1시간 줄어든 평일 열차 운행 종료 시간이 도로 회복될 거란 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서울 지하철의 '새벽 1시 막차'는 돌아오지 않을 전망이다.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조정과 무관하게 서울 지하철 1~8호선의 운행 시간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공사 관계자는 "거리두기 이행과 방역체계 유지를 위해 2020년 4월부터 잠정 중단했던 '연장 운행' 조치가 올해 2월 완전 폐지됐다"고 밝혔다. 평일 서울 지하철이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운행됐던 것은 이명박 시장 재임기였던 2002년 12월부터 '한시적'으로 연장 운행 조치가 적용됐을 뿐이라는 게 공사 입장이다. 17년 넘게 '심야 전철'을 당연시해온 시민들의 체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설명이다.
공사는 연장 운행을 폐지한 이유로 △저녁시간대 승객 감소 △연장 운행 손실 누적에 따른 공사 재정 악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야간 정비 시간 확보 필요성 등을 든다. 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의 오후 9시 이후 승차 인원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하루 평균 53만2,000명에서 지난해 30만1,000명으로 43.4%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승차 인원 감소율 27.4%와 비교해 야간 승객 감소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공사는 2016년부터 2020년 3월까지 연장 운행으로 인한 손실금이 300억 원을 넘는다고 하소연한다. 2020년 당기순손실이 1조1,137억 원에 이르는 공사 재정을 감안할 때 연장 운행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연장 운행을 재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연장 운행 폐지가) 2년간 시민 생활에 자리 잡아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고, 실제 자정 이후 이용객이 많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당장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강서구 소재 직장에 다니는 박모(25)씨는 "회식 얘기가 벌써 활발한데 지하철 연장 운행이 없으면 교통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사람이 붐비는 곳에선 야간 할증 요금을 감수해도 택시를 잡기 힘든 '택시 대란'이 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오모(27)씨는 "이미 일찍 들어가는 게 익숙해 크게 불편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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